하루마음
2018년 10월 20일 한낮, 사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구급대원들은 은수를 살리려고 심폐소생술을 하였으나 이미
비에 젖은 낙엽들만 차도에 한 번 더 흩날렸을 뿐입니다.
그해 이후 제게 봄은 오래 오지 않았습니다.
은수의 체온, 그 아이의 냄새까지 모두 기억한 채
저는 긴 긴 어둠 속에서 깊이 잠들었습니다.
은수를 지키지 못한 저의 죄를 어찌 스스로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하루마음, 은수와 은수 엄마를 기억해주세요.
하루마음, 은수와 은수 엄마를 위로하는 기도를 해주세요.
은수한테 가는 길이 활짝 열리는 날까지,
여기 이 자리에서, 저는 태산처럼 꿈적도 하지 않겠습니다.
은수 엄마 살리는 일이라면,
저는 악마와도 은밀하게 거래하고 타협하겠습니다.
하루마음,
간곡히 호소합니다.
은수를 죽인 모든 이에게, 이 험한 세상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하루마음,
남은 제 인생에 봄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무너져, 제가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제 운명에 무릎 꿇지 않겠습니다.
2021년 2월 13일 오전 10시 53분 은수를 만나러 가기 전에
은수 아버지가 존경하는 하루마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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