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김사이 사월이면 텅 빈 놀이터에 연둣빛 풀씨 하나 살짝 물어다 놓고 날아간 바람의 날개를 기억하는 눈이 있어 아이는 한발짝 한발짝 어른이 되어가지 색이 다르고 성이 다른 것을 차이라 말하고 차별하지 않는 고운 네가 내 죽음을 네 죽음처럼 보살피는 사랑이지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이지 -(김사이, 창비, 2018) 절망으로도 살아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합니다. 산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공존입니다.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과 동일합니다. 나와 당신이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지금도 흐르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이 시간은 어떤 이가 그토록 간절히 바랬던 삶의 수레바퀴입니다. 내가 함부로 방종할 시간이 아닙니다. 귀하게 삶으로 충실히 채워야 할 시간입니다. 의지를, 삶의 의지를 불어 넣어 봅니다.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