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71

‘젓가락’과 ‘숟가락’의 차이

[우리말 클리닉] ‘젓가락’과 ‘숟가락’의 차이 지금은 초등학교로 바뀐 필자의 국민학교 시절, 그때의 대표적인 쪽지시험은 받아쓰기였다. 낱말에 대한 이해, 즉 표준 발음과 표기를 동시에 평가하는 시험이었고 받아쓰기를 하면서 국어에 대한 기초를 쌓아갈 무렵이었다. “젓가락과 숟가락, 동짓달과 섣달….” 무조건 외워 답을 적었지만 어슷비슷한 낱말인데 받침을 ‘ㅅ’과 ‘ㄷ’으로 달리 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젓가락이나 숟가락 모두 식사 도구이고 음력 11월을 동짓달, 12월을 섣달이라 함은 누구나 아는 것인데…. 까탈스럽게 구분하지 말고 모두 ‘ㅅ’으로 쓰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결론부터 밝히면 젓가락과 동짓달의 ‘ㅅ’은 사이시옷이고, 숟가락과 섣달의 ‘ㄷ’은 ‘술’과 ‘설’의 ‘ㄹ’이 ‘..

우리말 이야기 2023.10.06

[우리말 이야기] ‘가을볕을 쬐어야 하는 이유’에서 ‘쬐어야’를 줄일 수 있을까?

[우리말 바루기] 준말, 어디까지 써 봤니? 뼈에는 햇볕이 보약이다. 비타민D의 최대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햇볕을 쬐고 체내에서 비타민D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석 달가량 걸린다. 겨울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 가을볕을 쬐어야 하는 이유다. ‘가을볕을 쬐어야 하는 이유’에서 ‘쬐어야’를 줄일 수 있을까? 준말이 있다면 어떻게 표기할까? 대부분 줄일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나 표기법에선 ‘쬐야’ ‘쫴야’로 의견이 갈린다. ‘쬐야’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쫴야’로 써야 한다. 동사 ‘쬐다’는 ‘쬐고, 쬐는, 쬐니, 쬐면, 쬐어, 쬐지’와 같이 활용된다. ‘쬐어’는 ‘쫴’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어간 모음 ‘ㅚ’ 뒤에 ‘-어’가 붙어 ‘ㅙ’로 줄어지는 건 ‘ㅙ’로 적는다는 규정에 근거해서다. “우울한 기분을 떨..

우리말 이야기 2023.07.08

[우리말 이야기] ‘되와 돼’ : ‘되어서’는 ‘돼서’가 되고

[우리말 바루기] ‘되어서’는 ‘돼서’가 되고 말이 가슴에 박힐 때가 있다. “엄마가 되어서야 딸이 되었다.” 살다 보면 이 말이 큰 울림이 되는 순간이 온다. ‘되/돼’와 관련해 맞춤법에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도 이 말을 선물하고 싶다. ‘되어서야’와 ‘되었다’를 줄여 보자. 의외로 오답을 내는 이가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

우리말 이야기 2023.07.03

[우리말 이야기] 범죄 소굴이 되버린 슬픈 샌프란시스코

범죄 소굴이 되버린(→돼버린) 슬픈 샌프란시스코 이 기계는 너무 낡아서 쓸 수 없게 (돼버렸다 / 돼 버렸다) '버리다'가 보조용언으로 쓰여, '앞말이 나타내는 행동이 이미 끝났음을 나타낼 때'는 '돼 버리다'로 씀이 원칙이고, '돼버리다'로 씀도 허용합니다. 하지만, '버리다'가 '가지거나 지니고 있을 필요가 없는 물건을 내던지거나 쏟거나 하다'를 뜻할 때는 '돼 버리다'로 띄어 써야 합니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띄어 씀이 원칙이고, 어미 '-아/어/여'로 이어질 때는 붙여 씀도 허용합니다. 제시하신 문장이 '기계를 쓸 수 없게 되었다'의 뜻이라면 '돼 버렸다', '돼버렸다'로 쓸 수 있고, '기계를 쓸 수 없게 되어서 버렸다'의 뜻이라면 '돼 버렸다'로 띄어 써야 합니다. 출처 : 우리말 배움터

우리말 이야기 2023.07.03

[우리말 이야기]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바짝 마른 낙엽이 불씨가 돼면서(→되면서) 사방으로 휘날리고 있어…. 하지만 KT가 또다시 흑역사를 쓰게 돼면서(→되면서)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여우가 토끼를 쫓다가 놓쳤다. 왜일까? 토끼는 살고자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해 뒤쫓았던 여우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뛰어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태도는 목표 달성도 어렵게 하지만 어법적으로도 모순된 행동이다. ‘되다’의 어간 ‘되-’에 연결어미 ‘-어도’가 결합한 형태이므로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이라고 해야 의미가 통한다. ‘되어도’를 줄여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도 사용할 수 있다. ​‘되고/되는/되니/되..

우리말 이야기 2023.06.12

[우리말 이야기] '~같다'라는 표현

‘~같다’라는 표현 일상생활에서 말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같다'이다. '무엇과 무엇이 같다'라는 표현이나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정, 예상'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면서 '~인 것 같다'라고 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남의 이야기처럼 슬쩍 피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극적인 말하기다. 좋지 않은 습관이다. 자신의 생각을 '~인 것 같다'라고 남의 생각처럼 말하는 것은 바르지 못한 언어 습관이다. 확실하지 않은 일이 전제가 되어 말할 때가 아니라면, '~인 것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말할 때는 '-입니다, -아닙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우리말..

우리말 이야기 2023.06.02

[우리말 이야기]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아시아나 노사분쟁과 비슷한 상황을 지난 2003년 초 힘겹게 치뤘다

※ ‘물건값을 치뤘다.’는 ‘치렀다’로 써야 옳다. 기본형이 ‘치르다’이므로 ‘치르-+-었-→치뤘-’이 되지 않는다. 그는 "다 친구에게 당했다. 전세금으로 투자를 해 잔금을 못 치르고 있자 기다려주겠다고도 했다"며 "마지막은 10년 만기 적금으로 잔금을 치뤘다(→치렀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잔금을 치룰(→치를) 시점에 사기인 것을 알았다고.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치르다, 치루다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아시아나 노사분쟁과 비슷한 상황을 지난 2003년 초 힘겹게 치뤘다." 열 사람에게 물었을 때 여덟 사람 정도가 잘못 알고 있는 말이 '치루다'와 '치르다'입니다. 대부분이 '치루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있지요. 사실 1989년 이전까지만 해도 '치루다'가 기본형이었습니다. 1933년 10월29일, 현..

우리말 이야기 2023.04.27

[우리말 이야기]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바짝 마른 낙엽이 불씨가 돼면서(→되면서) 사방으로 휘날리고 있어…. 하지만 KT가 또다시 흑역사를 쓰게 돼면서(→되면서)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여우가 토끼를 쫓다가 놓쳤다. 왜일까? 토끼는 살고자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해 뒤쫓았던 여우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뛰어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태도는 목표 달성도 어렵게 하지만 어법적으로도 모순된 행동이다. ‘되다’의 어간 ‘되-’에 연결어미 ‘-어도’가 결합한 형태이므로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이라고 해야 의미가 통한다. ‘되어도’를 줄여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도 사용할 수 있다. ​‘되고/되는/되니/되..

우리말 이야기 2023.04.17

[우리말 이야기] 문법적으로 따지면 '배춧값'으로 써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왠지 낯설어 보이고, '배추값'으로 쓰자니 또 찜찜하고….

[바른말 광] '우유갑'이고, '우윳값'이란다 원고에서 '짜장면, 손주, 나래, 내음, 뜨락' 따위를 만나면 교열기자들은 괴롭다. '자장면, 손자, 날개, 냄새, 뜰'로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면 독자는 물론, 신문 만드는 데 손발 맞춰야 할 취재·편집기자들까지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반발할 때가 있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교열기자의 '직업윤리'이자 숙명인 것을…. '자장면, 손자, 날개, 냄새, 뜰' '짜장면, 손주, 나래, 내음, 뜨락' 이제는 복수 표준어 한데, 교열기자들을 그만큼 괴롭히는 게 또 하나 있다. 바로 사이시옷이다. 사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유+갑(匣)'은 '우유갑'인데, '담배+갑(匣)'은 '담뱃갑'이 되는 이런 일을 정상이라 생각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불만과 혼란과 괴로움은..

우리말 이야기 2023.04.07

[우리말 이야기] ‘아닐걸’은 ‘아니+ㄹ걸’ 형태다. ‘ㄹ걸’은 추측이나 아쉬움을 나타내는 어미다

[우리말 바루기] ‘걸까’는 띄어 쓸까, 붙여 쓸까? 독자분께서 질문을 해 오셨다. “그런걸까”를 붙여 써야 하는지, “그런 걸까”로 띄어 써야 하는지 물으셨다. 우리말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가운데 하나가 띄어쓰기다. 여간 노력을 기울여도 제대로 띄어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걸까’의 띄어쓰기를 판단하려면 ‘걸까’가 무엇의 줄임말인지 따져 보면 된다. “그런걸까”에서 ‘걸까’는 ‘것일까’의 줄임말이다(‘거’는 ‘것’의 구어). ‘것’은 항상 띄어 써야 하므로 “그런 걸까”로 띄어 쓰는 것이 맞다. ‘건지’나 ‘걸’도 그렇다. “그런건지”에서 ‘건지’는 ‘것인지’의 준말이므로 “그런 건지”로 띄어 써야 한다. “그런걸 왜 물어?”에서 ‘걸’은 ‘것을’의 준말이므로 “그런 걸 왜 물어?”라고 적어야 한다. ..

우리말 이야기 2023.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