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71

6,8억에 분양 받은 아파트. 잔금 치룰 돈이 없습니다

치르다 「동사」 1 【…에/에게 …을】 주어야 할 돈을 내주다. ‧주인에게 내일까지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한다. ‧점원에게 옷값을 치르고 가게를 나왔다. 2 【…을】 「1」 무슨 일을 겪어 내다. ‧시험을 치르다. ‧잔치를 치르다. ‧장례식을 치르다. ‧그렇게 큰 일을 치렀으니 몸살이 날 만도 하지. ‧방법이 좀 잔인했을 따름이지, 형은 자기가 저지른 죄과의 대가를 치른 거예요.≪채만식, 낙조≫ ‧두 차례의 호란(胡亂)을 치러 물정이 몹시 어지럽던 시절….≪이문구, 오자룡≫ 「2」 아침, 점심 따위를 먹다. ‧아침을 치르고 대문을 나서던 참이었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이야기 2023.03.20

[우리말 이야기] 면목동이 아직 거기 있을 때 내 눈에 콩깍지가 끼어 571번 버스 휑하니 먼지 일으키며 지나가는 그곳 여인숙 잠 많이 잤다. 밤새도록 창살에 달라붙어 울어제끼는…

면목동이 아직 거기 있을 때 내 눈에 콩깍지가 끼어 571번 버스 휑하니 먼지 일으키며 지나가는 그곳 여인숙 잠 많이 잤다. 밤새도록 창살에 달라붙어 울어제끼는 엉머구리떼 울음 떨쳐내느라 퉁퉁 부은 눈으로 아침 골목길에 나서면 아, 어느 집 양철대문 안에 소담스럽게 피어 있던 목련꽃들. 콩깍지가 끼어→콩깍지가 씌어 울어제끼는→울어 젖히는, 울어 대는 엉머구리떼(참개구리 떼) [우리말 바루기] 콩깍지가 씌다 수많은 사람 중에 그녀밖에 안 보이고, 멀리서도 그녀의 목소리만 들리고, 김태희보다 그녀가 더 사랑스럽다고 한다면? 그의 눈엔 콩깍지가 씐 걸까, 쓰인 걸까, 씌운 걸까. ‘콩깍지가 쓰인’ ‘콩깍지가 씌운’이라고 표현해선 안 된다. “그의 눈에 콩깍지가 씐 거군요”라고 답해야 어법에 맞다. 이때의 ‘씌..

우리말 이야기 2023.03.18

[우리말 이야기] `얽히고설키다`를 알면 우리말이 보인다

`얽히고설키다`를 알면 우리말이 보인다 ​ # 얼키고설킨 이해(利害) 관계… 풀리지 않는 재개발 보상 갈등 ​ # 불황기에 드라마를 통해 얼키고설킨 사건이 빠르게 전개된다는 게… ​ # 이처럼 얼키고설킨 의혹에 이명박씨의 또 다른 역할이 있었는지… ​ 지난해 말부터 최근에 걸쳐 우리 사회에 일어난 몇몇 사건 사고 등을 전달하는 이 보도 문장들을 보면 특이한 단어가 하나 눈에 띈다. '얼키고 설킨'이란 말이 그것인데, 어떤 경우에는 이를 붙여 쓰기도 한다. 그런데 사전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얼키다'란 단어는 물론이고 '설키다'란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얽히고설키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 흔히 '얽히고(서+ㄺ)히다,얼키고설키다..

우리말 이야기 2023.03.12

[우리말 이야기]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작다1 「형용사」 「4」 사람됨이나 생각 따위가 좁고 보잘것없다. ‧통이 작다. ‧그 사람은 큰일 하기에는 그릇이 작다. 「반대말」 크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에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하여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 제1..

우리말 이야기 2023.03.11

[우리말 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를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우리말 바루기] 살을 에는 추위 다음 중 바르게 표현된 것은? ㉠ 살을 에이는 추위 ㉡ 길을 헤매이었다 ㉢ 날이 개이었다 ㉣ 면도날에 턱이 베이었다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 북극 한파가 몰려오고 바람까지 불면서 서울의 체감온도가 -26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렇게 추울 때는 바깥 공기를 좀 쐬면 정말로 살이 따가울 정도다. 이런 경우 ㉠처럼 ‘살을 에이는 추위’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라는 뜻이다. 하지만 ‘에이는’이 아니라 ‘에는’이 바른 표현이다. ‘에이다’가 아니라 ‘에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을 에는 추위’라고 해야 한다. ‘㉡길을 헤매이었다’는 어떨까? 이 역시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가 기본형이므로 ‘길을 헤매었다’고 해야 한다...

우리말 이야기 2023.03.09

[우리말 이야기]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 ‘아무려면’과 ‘아무러면’

[우리말 바루기] 아무려면/아무러면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맞장구까지 쳐준다면 소통이 훨씬 원활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맞장구치는 말 중에 ‘암’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아무렴’과 동의어다. ‘아무렴’의 본말은 ‘아무려면’이다. 이 단어들을 문맥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ㄱ.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ㄴ. 송이는 새벽에 따는 게 좋아요? 아무려면, 새벽이 좋지. ㄷ. 송편이 맛있으면 되지 모양이 아무렴 어때요. ㄹ. 만주로 가겠습니다. 아무려면 죽기야 하겠습니까. 예문의 ‘아무렴’, ‘아무려면’을 ‘암’으로 바꿔보자. ㄱ 과 ㄴ 은 ‘암’으로 바꿔도 의미 변화가 없다. 그러나 ㄷ, ㄹ은 ‘암’으로 바꾸면 말이 안 되거나 문장의 의미가 원래 의도와 달라진..

우리말 이야기 2023.03.05

[우리말 이야기]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아시아나 노사분쟁과 비슷한 상황을 지난 2003년 초 힘겹게 치뤘다

※ ‘물건값을 치뤘다.’는 ‘치렀다’로 써야 옳다. 기본형이 ‘치르다’이므로 ‘치르-+-었-→치뤘-’이 되지 않는다.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치르다, 치루다 "아메리칸 에어라인도 아시아나 노사분쟁과 비슷한 상황을 지난 2003년 초 힘겹게 치뤘다." 열 사람에게 물었을 때 여덟 사람 정도가 잘못 알고 있는 말이 '치루다'와 '치르다'입니다. 대부분이 '치루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있지요. 사실 1989년 이전까지만 해도 '치루다'가 기본형이었습니다. 1933년 10월29일, 현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학회' 공포로 탄생한 '한글맞춤법 통일안'이 시행되다 언어의 변화 과정에 맞춰 몇 번의 개정안이 만들어졌습니다. 2005년 8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맞춤법은 1988년 1월19일 문교부가 새로 개정 ..

우리말 이야기 2023.03.05

[우리말 이야기] 면발은 붇고 다리는 붓는다 : ‘불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붇다’, ‘부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붓다’

[똑똑 우리말] 면발은 붇고 다리는 붓는다/오명숙 어문부장 ​ 매해 여름 물난리 통에 들리는 소식이 있다. “갑자기 분 물에 댐 수문 개방”, “계곡물이 불기 전 대피하지 못한 야영객 구조” 등의 내용이다. ​ 물이 불어났다는 의미로 위 문장에서와 같이 ‘분’과 ‘불기’란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분량이나 수효가 많아지다’란 뜻의 동사는 ‘붇다’이다. ‘붇다’는 ‘ㄷ불규칙활용’을 한다. 이는 어간의 말음인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ㄹ’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자음 앞에서는 받침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붇다’에 ‘-은’이 붙으면 ‘불은’, ‘-기’가 붙으면 ‘붇기’가 된다. ​ ‘붇다’와 헷갈리는 말로 발음이 같은 ‘붓다’가 있다. ‘붓다’는 ‘다른 곳에..

우리말 이야기 2023.03.04

[우리말 이야기] 지상에 하얀 도화지 한 장 크게 펼쳐놓으시고서 인간들을 붓 삼아 여기저기 괴발개발 낙서를 갈기시는 걸 보면. 그리고는 당신이 보시기에도…

그리고는→그러고는 “‘할 수 있다, 잘 될 것이다’고 결심하라. 그리고 나서 방법을 찾아라.” 긍정의 힘을 믿고 행하라는 링컨의 말이다. ​이 글귀를 옮길 때 흔히 ‘그리고 나서’란 말을 사용하지만 어법엔 맞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로 바뤄야 한다. ​‘그리고 나서’는 접속부사 ‘그리고’ 뒤에 ‘나다’란 동사를 활용해 쓴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다’ 앞엔 동사가 와야 한다. ‘나다’는 동사 뒤에서 ‘-고 나다’의 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보조동사다. ​의미상 ‘나다’ 앞에 ‘그리다’(임/그림을 그리다)란 동사가 왔다고 보기도 힘들므로 ‘그리고 나서’로 사용하는 건 적절치 않다. 동사 ‘그리하다’의 준말인 ‘그러다’에 어미 ‘-고’와 ‘나다’의 활용형인 ‘나서’가..

우리말 이야기 202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