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를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들꽃 호아저씨 2023. 3. 9. 16:10

 

 

[우리말 바루기] 살을 에는 추위

 

다음 중 바르게 표현된 것은?

 

살을 에이는 추위

 

길을 헤매이었다

 

날이 개이었다

 

면도날에 턱이 베이었다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찾아왔다. 북극 한파가 몰려오고 바람까지 불면서 서울의 체감온도가 -26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렇게 추울 때는 바깥 공기를 좀 쐬면 정말로 살이 따가울 정도다. 이런 경우 처럼 살을 에이는 추위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라는 뜻이다. 하지만 에이는이 아니라 에는이 바른 표현이다. ‘에이다가 아니라 에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을 에는 추위라고 해야 한다.

 

길을 헤매이었다는 어떨까? 이 역시 헤매이다가 아니라 헤매다가 기본형이므로 길을 헤매었다고 해야 한다. 줄임말도 어려운데 헤매었다는 줄이면 헤맸다가 된다. ‘헤매였다헤매이었다의 줄임말이므로 잘못된 표현이다.

 

날이 개이었다도 비슷한 형태다. 날씨가 맑아지다는 뜻의 단어는 개이다가 아니라 개다가 기본형이다. 따라서 날이 개었다고 해야 한다. ‘개었다를 줄이면 갰다가 된다. ‘개였다개이었다의 줄임말이므로 틀린 표현이다.

 

그렇다면 면도날에 턱이 베이었다는 어떻게 될까? 이는 맞는 표현이다. 무엇을 끊거나 자르다는 뜻을 나타내는 단어는 베다가 기본형으로 칼로 나무를 벴다” “낫으로 벼를 벴다처럼 쓰인다. ‘베이다베다의 피동형으로 턱이 베이었다처럼 사용된다. 줄면 턱이 베였다가 된다. 따라서 정답은 .

 

배상복 기자http://sb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