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 ‘아무려면’과 ‘아무러면’

들꽃 호아저씨 2023. 3. 5. 17:57

 

 

[우리말 바루기] 아무려면/아무러면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맞장구까지 쳐준다면 소통이 훨씬 원활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맞장구치는 말 중에 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아무렴과 동의어다. ‘아무렴의 본말은 아무려면이다. 이 단어들을 문맥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 송이는 새벽에 따는 게 좋아요? 아무려면, 새벽이 좋지.

 

. 송편이 맛있으면 되지 모양이 아무렴 어때요.

 

. 만주로 가겠습니다. 아무려면 죽기야 하겠습니까.

 

 예문의 아무렴’, ‘아무려면 으로 바꿔보자. ㄱ 과 ㄴ 은 으로 바꿔도 의미 변화가 없다. 그러나 ㄷ, ㄹ은 으로 바꾸면 말이 안 되거나 문장의 의미가 원래 의도와 달라진다. ㄷ은 이러하든 저러하든 상관없다의 뜻을 나타내려는 것이고, ㄹ은 어떤 사실을 확신한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나타내려는 것이다.  가도 죽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ㄹ과 같은 경우에는 아무러면이라고 쓰는 게 바르다.

 

김형식 기자

 

 

 

이제는 이 늙은이에게야 뭐라고 하든 어떻게 하든 아무러면 어떻겠냐는 생각이 들어요. [동아일보 02.06.18.]

 

임자는 나의 보물이야! 아무렴, 보물이고 말고!” [내외경제 02.08.30.]

 

아무리 봐도 우리 애가 젤 예쁘다. 그치?”

아무렴.” [동아일보 01.06 28.]

 

연방제든 연합제든 이름이야 아무러면 어떤가. [국민일보 00.06.21.]

 

별명이야 아무려면(-> 아무러면) 어때.”라고 무신경한 반응을 보이더니 이내 정말 고민되는 게 있다.”고 실토했다. [스포츠투데이 03.02.21.]

 

샐러리맨들은 '아무려면(-> 아무러면) 입에 풀칠 못하겠느냐.'며 창업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일간스포츠 02.11.18.]

 

그러나 아무렴(-> 아무럼) 어떻습니까. 오후에는 정동길을 걸어보렵니다. [굿데이 02.11.18.]

 

 

우리는 흔히 '아무려면'이나 '아무렴(-> '아무려면'을 줄여 쓴 말)'만 바른 말로 보고 '아무러면'이나 '아무럼(-> 아무러면'을 줄여 쓴 말)'은 틀린 말로 봅니다. 그런데 '아무려면' '아무러면'은 둘 다 바른 말로 의미가 다른 말입니다.

 

'아무러면'은 주로 의문문에 쓰는 말로, 있기 어려운 경우나 상태를 가정하는 뜻을 나타냅니다. 이런 표현을 하고자 할 때 흔히 '아무려면'을 쓰는데 '아무려면' '말할 나위 없이 그렇다'를 의미하는 말로 상대편 말에 강한 긍정을 보일 때 씁니다.

 

1)

. 아무러면 그 애가 정말 그런 말을 했을까?

. 아무러면 굶어 죽기야 하겠습니까?

 

2)

. 아무려면, 자네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 아무렴, 그렇고 말고, 네 말이 옳다.

 

또한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어떤 상태나 조건에 놓여 있다는 의미로 '아무려면'을 쓰는 예를 흔히 보는데 "옷이야 아무려면 어때."라고 할 때도 '아무려면'이 아니라 '아무러하면'이 줄어든 '아무러면'을 써야 바릅니다. 이때 '아무러면' '아무럼'으로 줄여 쓸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러면'과 같이 쓰는 경우가 더 보편적입니다.

 

즉 반어적인 표현일 때나 정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낼 때는 '아무러면'을 쓰고, 당연히 그렇다는 뜻일 때는 '아무려면(아무렴)'을 씁니다. 그리고 '아무러면'은 부사이고 '아무려면'은 감탄사이니 '아무려면'을 쓸 때는 항상 문장 앞에 쓰도록 합니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아무러면 부사

((주로 의문문에 쓰여))

 

있기 어려운 경우나 상태를 가정하는 뜻을 나타내는 말. 어떤 사실에 대한 확신을 반어적인 의문문으로 나타낼 때 쓴다.

 

아무러면 그 애가 정말 그런 말을 했을까? 얼마나 착한 아이인데.

내 돈 벌마. 널 생각해서라도 돈 모을 거다. 아무러면 내가 널 못 본 체하겠니?한수산, 부초

글쎄 가만 계세요. 아무러면 굶어 죽기야 하겠습니까?염상섭, 취우

 

 

아무려면 감탄사

아무렴의 본말.

 

아무려면, 자네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