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데 말이야 / 함순례 - 복희 아파서많이 아픈 몸으로 너는 누워 있고간단없는 통증에 글썽이는 눈 파르르 떨고 있고나는 걷고 있지성내천변은 거대한 반란지대희고 노란 봄년들이 발칙하게 손을 흔들고재개발아파트 허물어진 얼굴로 그런 봄년들을 멀거니 내려다보는데저 무장한 발랄함도 긴 겨울을 건너온 통증이니까아프다는 건 열망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나는 찬란하게 걷고 있지이 도도한 무늬들 온몸에 빨아들이는 거지오랜 시간 천천히 낡아간 집이 더디게 새 둥지를 틀듯거머리가 꿈틀꿈틀 나쁜 피 핥듯지금 밖은 온통 새살, 새살 돋아나는 봄인데 말이야병든 살을 도려낸 네 발에 고스란히 이식할 거야너, 살아오면-시집 『나는 당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