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 곽효환한 사람이 가고 내내 몸이 아팠다겨울은 그렇게 왔다가지 끝에서부터 몸통까지여윈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마다마른기침은 시든 몸 폐부 깊은 곳을 찔렀다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좀체 가시지 않는 통증,나는 미련을 놓지 않았고나는 내내 기다렸으나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모두들 잠든 새벽 네 시,혼자 남은 빈 병실 창밖으로띄엄띄엄 깊은 겨울밤을 가로지르는자동차 전조등을 보며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을 헤아렸다그 겨울은 혹한도 폭설도 없었지만오랫동안 물러설 줄 몰랐다어림할 수 없는 그 끝을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마음을 먼저 보냈으나봄도, 그도……그렇게 겨울은더 깊어지거나 기울었다- 『슬픔의 뼈대』(곽효환, 문학과지성사, 2014) 로그인만 하면 그냥 볼 수 있습니다 표트르 일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