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 이설야
백색의 처연한 슬픔을 안다고 그가 말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구름과 노을의 차이 같은 것이라고.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두고 걷다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각자 멀리 걷기 시작했다. 왜 바람은 그림자가 없는 것일까? 분명히 몸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질문은 겨울이 되기 십상이었다. 우리는 점점 서로를 모르는 척하고, 각자의 집으로 한발자국씩 더 들어가고, 집을 밖에다 내다 버리고, 또 집 밖으로 뛰쳐나오고, 집이 되어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안은 점점 밖이 되고.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이설야, 창비, 2022, 27쪽)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I. Allegro
II. Scherzo : Assai vivace
III. Adagio sostenuto
IV. Introduzione : Largo...Allegro - Fuga : Allegro risoluto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Recorded at the Berliner Philharmonie (Berlin, Germany) on June 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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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B6kU36MC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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