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71

[우리말 이야기]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그-다지 「부사」 「1」 ((뒤에 오는 ‘않다, 못하다’ 따위의 부정어와 호응하여)) 그러한 정도로는. 또는 그렇게까지는. ≒그리.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를 닮아 역시 몸이 그다지 건실하지는 못한 딸이, 그 큰일을 어떻게 견디어 날까?≪박태원, 천변 풍경≫ 「2」 ((주로 의문문에 쓰여)) 그러한 정도로. 또는 그렇게까지. ≒그리, 그리도. ‧그 사람은 무슨 걱정이 그다지도 많은가? ‧차량들은 더러는 비고 더러는 군인을 싣고 있었는데 어디를 그다지도 뻔질나게 왔다 갔다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김용성, 도둑 일기≫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이야기 2022.10.26

[우리말 이야기] 그날 밤에 한 소나기 하였으니 필시 그 돌이 깨끗이 씻겼을 터인데 그 이튿날 가 보니까 변괴로다 갈 데 온 데 없더라

온데간데-없다 「형용사」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어 찾을 수가 없다. ≒간데온데없다.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가방이 아무리 찾아봐도 온데간데없었다. ‧함지를 비우고 옆을 돌아다보았더니 애 싸인 이불 보퉁이가 온데간데없구려.≪김주영, 객주≫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이야기 2022.10.26

[우리말 이야기] 한글 우수성, 컴퓨터 보급 늘면서 입증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고종칙령, 한글을 공식문자로 끌어올리다 갑오개혁, 개화기 때인 1894년 11월, 개혁의 일환으로 내려진 고종칙령 1호에서 한글은 우리나라 공문서의 공식문자로 등장했다.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지 약 450년 만이었다. 2019년 3월 ‘금명간’이 갑자기 인터넷 실시간검색(실검)에 떴다. “경찰에서 한 연예인의 구속 영장을 금명간 신청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였다. ‘금명간’이 뭐지? 누리꾼에게 이 말이 생소했던 모양이다.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하고, 순우리말 ‘고지식’을 한자어 고지식(高知識, 물론 이런 말은 없다)인 줄 아는 것도 다 오십보백보의 오류다. 개화기 때 한글을 국문(國文)으로 지정 금명간(今明間) 대신 차라리 ‘곧’이나 ‘오늘내일’, ‘이른 시일..

우리말 이야기 2022.10.09

[우리말 이야기] 주머니에 뭐가 있나 맞춰보아요, 바로바로 올림픽 복권이어요, 만약에 첫째로 뽑힌다면은, 아아아아 재밌어 너무 재밌어, 풍선처럼 그이는 푸우 웃겠죠

* 답을 '맞추다'와 '맞히다'의 차이 '맞추다'는 '기준이나 다른 것에 같게 한다'는 의미이고 '맞히다'는 '여럿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낸다'는 의미이므로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고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습니다. '맞추다'는 '답안지를 정답과 맞추다'와 같이 다른 대상과 견주어 본다는 의미일 때는 맞지만, 답을 알아 말하는 경우는 '답을 맞히다'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1) 퀴즈의 답을 맞혀○/맞춰× 보세요. (2) 각자의 답을 정답과 맞추어 볼 것. ​ ​* '알아맞추다'인가, '알아맞히다'인가? "네가 문제 낼 테니 알아맞춰 봐."는 틀린 말입니다. '알아맞혀 봐'로 써야 옳습니다. '알아맞추다'는 국어에 없는 말이다. 그리고 '알아 맞히다'로 띄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알아맞히다'는..

우리말 이야기 2022.10.03

[우리말 이야기] 해는 지고 사람 많은 항구에, 한 사람이 없네, 온 몸이 눈물이라

온-몸 「명사」 몸 전체. ≒만신, 사지백체, 사지육체, 일신, 전구, 전신, 혼신. ‧온몸을 동여매다. ‧온몸이 꽁꽁 얼다. ‧온몸이 나른하다. ‧온몸이 쑤시다. ‧온몸에 냄새가 배다. ‧술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다. ‧골키퍼는 상대 팀의 슛을 온몸으로 막아 냈다. ‧동생은 어디서 맞았는지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만우 씨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조성기, 우리 시대의 소설가≫ 온1 「관형사」 전부의. 또는 모두의. ‧온 집안. ‧온 식구. ‧온 국민. ‧할아버지는 온 하루를 말 한마디 없이 땅만 내려다보고 걸었다.≪조정래, 태백산맥≫ [우리말 바루기] 온몸이 노근노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따스하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갑자기 따뜻해진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

우리말 이야기 2022.10.02

[우리말 이야기] 붉은 색을 띈 이 식물은 소금끼가 있는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입니다.

붉은 색→붉은색 띈→띤 소금끼→소금기 [기자도 헷갈리는 우리말] 띠다, 띄다 '붉은 색을 띈 이 식물은 소금끼가 있는 땅에서 자라는 염생식물입니다.' '미소를 띈 얼굴로 화답하기도 했다.' '올해 교통사고율이 지난해보다 눈에 띠게 높아졌다.' '영어의 관사의 용법은 우리말에 있어서 띠어쓰기가 골치 아픈 것과 같이 까다로운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위의 문장은 모두 뉴스와 책의 본문 내용 중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런데 네 문장 모두 '띄다'와 '띠다'가 틀리게 쓰였습니다. 특히 첫 번째 문장은 '소금기'를 '소금끼'로 잘못 쓰기까지 했습니다. '끼'는 연예에 대한 재능이나 소질을 속되게 말할 때 쓰는 말입니다. 아무리 인터넷 뉴스가 문장이나 단어 하나하나의 정확도보다 속보에 중점을 둔다고는 하지만 내용의..

우리말 이야기 2022.09.25

[우리말 이야기] 고향 웃어른들께 오랜만에 인사를 드렸다/친척 윗어른들을 모시고 다 함께 성묘를 다녀왔다

[우리말 바루기] ‘웃어른’과 ‘윗어른’ 길었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직접 만나고 온 추석이었다. “고향 웃어른들께 오랜만에 인사를 드렸다” “친척 윗어른들을 모시고 다 함께 성묘를 다녀왔다”는 등 명절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이처럼 나이나 지위, 신분, 항렬 등이 자기보다 높은 어른을 나타낼 때 ‘웃어른’ 또는 ‘윗어른’이라 부른다. 둘 중 어느 것이 바른 표현일까. ‘웃어른’과 ‘윗어른’ 말고도 ‘웃-’을 써야 할지, ‘윗-’을 써야 할지 헷갈리는 단어가 꽤 있다. ‘웃마을/ 윗마을’ ‘웃사람/ 윗사람’ ‘웃도리/ 윗도리’ ‘웃돈/ 윗돈’ ‘웃목/ 윗목’ ‘웃니/ 윗니’ 등이 바로 이러한 예라 할 수 있다. ‘웃-’과 ‘윗-’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워..

우리말 이야기 2022.09.22

[우리말 이야기]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담뱃재, 재떨이에 떨어라 얼마 전,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생명이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흡연자의 사망률이 비흡연자 사망률의 2배가 넘기 때문에 미국은 비흡연자 보험료가 흡연자보다 최고 40%까지 싸다'는 배경을 곁들인 뉴스였다. 담배 끊은 지 9년. '담배 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마라'며 놀림 당하던 속이 이제 좀 풀리는 듯하다. 2000년만 해도 70% 가까웠던 우리나라 성인 남자 흡연율이 올해 40%까지 떨어졌으니 주변에 '상종 못할 사람'이 아주 많아졌다. 이러니 흡연자의 자리는 자꾸 쪼그라든다. 담배 한 대 피울라치면 옆 자리에서 흘겨보는 눈길이 사납다. 이런 간접흡연 외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범하기 쉬운..

우리말 이야기 2022.09.14

[우리말 이야기] 꽃 꽃 꽃, 반나절도 안 돼서 뭔 꽃들이 그리도 피는지

안-되다1 「동사」 「1」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과일 농사가 안돼 큰일이다. ⸱공부가 안돼서 잠깐 쉬고 있다. 「반대말」 잘되다 「2」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자식이 안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반대말」 잘되다 「3」 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 ⸱이번 시험에서 우리 중 안되어도 세 명은 합격할 것 같다. 「반대말」 잘되다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다음 중 ‘안되다’를 붙여 쓸 수 없는 예는? ​1. 그것 참 안됐군. 2. 안색이 안돼 보여서 보약을 지어 보냈다. 3. 혼자 보내기가 안돼서 역까지 배웅했다. 4. 공부가 안돼서 잠깐 쉬고 있다. 5. 위험한 물건은 만지면 안돼. ​(5)번은 금지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 ‘..

우리말 이야기 202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