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71

[우리말 이야기] 햇살에 반짝이는 갈매빛 잎새, 물끄러미 보고 있노라니

'짙은 초록빛'을 '갈맷빛'이라고 합니다. 발음은 [갈매삗/갈맫삗]이 됩니다. 순 우리말 '갈매'와 '빛'이 결합한 합성어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사이시옷을 붙여 씁니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갈매1 「명사」 「1」 짙은 초록색. =갈매색. ‧잇다홍 무명 적삼에 갈매 무명 치마를 입었는데 매무새까지도 얌전하다.≪홍명희, 임꺽정≫ 「2」 짙은 초록빛. =갈맷빛. 갈맷-빛 「명사」 짙은 초록빛. ≒갈매. ‧차렵이불의 갈맷빛은 윤씨 부인의 병색과 더불어 우울하고 퇴색된 느낌을 준다. ≪박경리, 토지≫ 「비슷한말」 갈매색(갈매色)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 이야기 2022.07.28

[우리말 이야기] '…태권도의 비경기화를 주장하는 류(類)와 태권도의 새로운 변화를 통한 스포츠적 성격을 추구하는 류(類)의 주장이 양분되었다.'

[바른말 광] '락원'이라 쓰는 곳도 있지 '새롭게 선보인 코멕스 보온물병은 독일에서도 인정받은 기술의 2중 스텐 진공구조로 보온효력을 기준치보다 크게 높여 보온·보냉 온도유지 기능이 탁월하다.' 신문 기사인데, 우리말을 엉터리로 썼다. '스텐'을 '스테인리스'로 써야 하는 것. 틀린 말은 또 있다. 바로 '보온·보냉'이다. 더 정확하게는 '보냉'을 잘못 썼다. '보랭'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한글 맞춤법 제12항을 보면 왜 '보냉'이 아니라 '보랭'인지 알 수 있다.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이 때문에 단어 첫머리에선 '냉각(冷却), 냉수(冷水)'로 쓰지만, 첫머리가 아닐 적에는 본음대로 '공..

우리말 이야기 2022.07.28

[우리말 이야기] 우리도 중복 때는 푹 고은 삼계탕이나 먹으러 가자

[우리말 바루기] 푹 고은(?) 삼계탕 삼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예부터 삼복(초복·중복·말복) 때면 개장국이나 영계백숙 등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 며칠 전 초복이었는데 그때도 삼계탕집 앞에는 긴 줄이 이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삼계탕은 어린 닭과 함께 인삼·대추·찹쌀 등을 넣어 고아 만드는 보양 음식으로 여름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시 “우리도 중복 때는 푹 고은 삼계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권유하는 이가 주변에 있는지 모르겠다. 고기나 뼈 등을 무르거나 진액이 빠지도록 푹 삶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인 ‘고다’를 활용할 때 이처럼 “푹 고은~”이라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맞는 말일까? ‘고다’를 활용하면 ‘고니, 고면, 곤’ 등이 된다. 그러나 많은 이가 ‘고으니,..

우리말 이야기 2022.07.26

[우리말 이야기] 끝끝내 서럽고 싶다, 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 싶다 → ‘서럽고 싶다’ ‘살고 싶다’

형용사 뒤의 '-고 싶다' 말씀하신 것처럼 '-고 싶다'는 동사 뒤에서 쓰입니다.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한 욕구이므로 동사와 어울려 쓰는 것이 바릅니다. 형용사는 상태를 나타내므로 '행동'에 대한 욕구를 나타내는 '-고 싶다'와의 쓰임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나는 모르게 되고 싶어요.', '나는 조용해지고 싶어요.', '나는 행복해지고 싶어요.'처럼 동사화해서 '-고 싶다'를 써야 합니다. 아파트 홍보멘트중 "화려하고 싶다"라는 표현을 하던데 이 말이 맞게 쓰는 말인지? '-고 싶다'는 보조형용사이지만, 동사 뒤에 붙어서 씁니다.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욕구가 있음'을 나타냅니다. '먹고 싶다', '보고 싶다', '읽고 싶다'처럼 동사 뒤에서 씀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

우리말 이야기 2022.07.25

[우리말 이야기]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 ‘아무려면’과 ‘아무러면’

[우리말 바루기] 아무려면/아무러면 대화를 할 때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맞장구까지 쳐준다면 소통이 훨씬 원활하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맞장구치는 말 중에 ‘암’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아무렴’과 동의어다. ‘아무렴’의 본말은 ‘아무려면’이다. 이 단어들을 문맥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ㄱ.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ㄴ. 송이는 새벽에 따는 게 좋아요? 아무려면, 새벽이 좋지. ㄷ. 송편이 맛있으면 되지 모양이 아무렴 어때요. ㄹ. 만주로 가겠습니다. 아무려면 죽기야 하겠습니까. 예문의 ‘아무렴’, ‘아무려면’을 ‘암’으로 바꿔보자. ㄱ 과 ㄴ 은 ‘암’으로 바꿔도 의미 변화가 없다. 그러나 ㄷ, ㄹ은 ‘암’으로 바꾸면 말이 안 되거나 문장의 의미가 원래 의도와 달라진..

우리말 이야기 2022.07.23

[우리말 이야기] 네 뜰에 던져놓았던 석류만한 내 심장도 그랬었거니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3년만'과 '3년 만에'는 의미가 달라요 ①집채만 한 파도. ②집채만한 파도. ③집채 만한 파도. 세 가지 띄어쓰기 가운데 맞는 것은 ①번이다. 조사 '만'의 용법 중 하나다. '~만 하다/못하다'꼴로 쓰여 정도에 달함을 뜻한다. 글쓰기에서 띄어쓰기는 종종 ‘사소한 것’으로 치부돼 소홀히 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띄어쓰기는 글을 얼마나 성의 있게 썼는지를 보는 척도가 되곤 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쓰기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한정’ 의미는 조사, ‘동안’ 의미라면 의존명사 의존명사와 조사로 쓰이는 ‘만’도 어려워하는 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각각의 쓰임새가 분명히 달라 구별하는 게 어렵지 않다. 우선 ‘만’이 수량명사 뒤에 와서 시간의 경과를 나타..

우리말 이야기 2022.07.23

[우리말 이야기] 붓다, 붇다, 불다 - ‘붇다’와 ‘붓다’ Ⅲ

붓다1 「동사」 발음 [붇ː따] 활용 부어[부어], 부으니[부으니], 붓는[분ː는] 「1」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얼굴이 붓다. 병으로 간이 붓다. 울어서 눈이 붓다. 다리가 통통 붓다. 벌에 쏘인 자리가 붓다. 편도선이 부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2」(속되게)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 왜 잔뜩 부어 있나? 약속 시간보다 늦게 갔더니 친구가 기다리다 지쳐 잔뜩 부어 있었다. 붓다2 「동사」 「1」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자루에 밀가루를 붓다. 가마솥에 물을 붓다. 어머니는 냄비에 물을 붓고 끓였다. 「2」모종을 내기 위하여 씨앗을 많이 뿌리다. 모판에 볍씨를 붓다. 모판에 배추씨를 붓다. 「3」불입금, 이자, 곗돈 따위를 일정한 기간마다 내다. 은행에 적금을 붓다. 「4」시선을..

우리말 이야기 2022.07.21

[우리말 이야기] 직장인은 적금을 붓고 재산이 붇는 걸 보면 절로 흥이 난다. 잘 부은 적금으로 불은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없으시길! - ‘붇다’와 ‘붓다’ Ⅱ

[우리말바루기] 불은 라면 "라면을 끓일 때 면보다 수프를 먼저 넣고 끓이면 면이 익는 시간이 좀 더 짧아져 면발이 쫄깃하고 덜 불은 라면이 된다" "예전 군대에서는 일요일 아침마다 밥 대신 퉁퉁 불은 라면이 나왔다"에서처럼 쓰이는 '불은'의 기본형은 무엇일까. '불다' 또는 '붓다'로 대답하기 쉽지만 '붇다'가 기본형이다. '불다'는 바람이 일어나서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다("세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입술을 오므리고 그 사이로 숨을 내쉬어 소리를 내다("휘파람을 불었다"), 숨겼던 죄나 감추었던 비밀을 사실대로 털어놓다("죄를 숨김 없이 불어라") 등의 뜻으로 쓰인다. '붓다'는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편도선이 붓더니 임파선까지 부었다" "친구가 기다리다 ..

우리말 이야기 2022.07.21

[우리말 이야기] 문제는 열에 아홉은 “라면이 불면” “라면이 분 뒤”와 같이 잘못 표현하는 데 있다 - ‘붇다’와 ‘붓다’

[우리말 바루기] 불은 라면의 맛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유별나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이 70개가 넘는다. 조리법도 순수 라면 맛만 고집하는 보수파부터 다른 재료로 맛을 더하는 혁신파까지 제각각이다. 군에선 일명 ‘뽀글이’를 즐긴다. 색다른 맛을 체험하고자 인터넷에 뽀글이 조리법을 문의하는 글도 많이 올라온다. “라면 봉지에 면을 넣고 수프를 뿌린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라면이 불면 먹는다” “수프와 네 조각으로 부순 라면을 봉지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라면이 분 뒤 먹는다” 등 답변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 열에 아홉은 “라면이 불면” “라면이 분 뒤”와 같이 잘못 표현하는 데 있다.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다는 뜻의 동사를 ‘불다’로 알고 활용한 경우다. ‘불다’가 아니라 ㄷ불규칙활용을 하는 ‘붇다’가 기..

우리말 이야기 2022.07.21

[우리말 이야기] ‘육군‚ 러시아 훈련장 임대 검토’ 지난 토요일 어느 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진원기자의 바른말 광] 임대/임차 '육군, 러시아 훈련장 임대 검토' 지난 토요일 어느 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우리 육군이 러시아에 훈련장을 빌려주다니, 러시아라면 그래도 미국과 더불어 양대 산맥을 이루던 세계적인 군사대국이었는데, 우리 군도 이제 시설이 많이 나아졌나 보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사였다. 그러나 찬찬히 읽어본 기사 본문은 내용이 달랐다. 첫 문장이 '육군이 러시아군의 훈련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약간 이상하게 시작되더니, 결론은 우리 군이 러시아군의 훈련장을 빌려 쓸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본문과 제목에 나온 '임대'(賃貸·빌려줌)는 '임차'(賃借·빌려 씀, 세 냄)를 잘못 쓴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런 실수는 기사를 쓴 취재기자, 취..

우리말 이야기 202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