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우리말 이야기]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들꽃 호아저씨 2023. 6. 12. 03:34

 

 

 

연신 물을 뿌려보지만 바짝 마른 낙엽이 불씨가 돼면서(→되면서) 사방으로 휘날리고 있어….

 

하지만 KT가 또다시 흑역사를 쓰게 돼면서(→되면서) 경영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여우가 토끼를 쫓다가 놓쳤다. 왜일까? 토끼는 살고자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한 끼 식사를 위해 뒤쫓았던 여우는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뛰어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란 태도는 목표 달성도 어렵게 하지만 어법적으로도 모순된 행동이다. ‘되다’의 어간 ‘되-’에 연결어미 ‘-어도’가 결합한 형태이므로 ‘되어도 그만 안 되어도 그만’이라고 해야 의미가 통한다. ‘되어도’를 줄여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라고도 사용할 수 있다.

 

​‘되고/되는/되니/되면/되지만/된다’처럼 ‘되-’가 ‘-어’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하지 않을 땐 ‘돼-’로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되어/되어라/되었다’와 같이 ‘되-’와 ‘-어’가 결합하면 ‘돼/돼라/됐다’로 줄어들 수 있다.

 

​많은 이가 ‘되-’와 ‘돼-’의 표기를 혼동하지만 ‘되’를 ‘하’, ‘돼’를 ‘해’로 바꿔 보면 쉽게 구분된다.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에서 ‘되’ 대신 ‘하’를 넣으면 ‘하도 그만 안 하도 그만’이 되어 어색하다.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바른 표현이란 걸 알아차릴 수 있다. “돼고 안 돼고는 네가 하기 나름”도 마찬가지다. ‘되고 안 되고’로 바뤄야 한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