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 안탈 살라이 - 죽는 날까지 단심으로 두 분을 그리워할 이 몇 있나니 두 분 너무 서운해 하지 마시라.

들꽃 호아저씨 2021. 6. 13. 10:25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 파르티타 2번, 소나타 3번, 파르티타 3번 (BWV 1001~BWV 1006)

https://www.youtube.com/watch?v=A3vMzn5GAOg

 

 

유은수(1999년 3월 3일~2018년 10월 20일) 성미산학교와 성미산 농장학교에 깊이 뿌리 내린 만성화된 조직적이고 집단적이며 노골적인 집단따돌림. 칠학년 성미산 농장학교 때 그 집중포화를 온몸으로 맞으며 아무런 도움 없이 팔 년간 사투를 벌이던 유은수는 2018년 10월 20일 끝내, 집에서 목맨 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정태춘 박은옥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https://www.youtube.com/watch?v=PwEsbHZwX40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 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사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두운 길모퉁이 돌아 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가고

​그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 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의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걷혀 깨는 새벽 길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날 언덕길로 가마

 

 

https://www.youtube.com/watch?v=IliE9BOkG-E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라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 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히 저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수없는 나날이 셔터 속으로 사라졌다

내가 꿈의 현상소에 당도했을 때

오오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세상에 이런 엄마 또 있을까. 세상에 이런 동반자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