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1948-1991)

들꽃 호아저씨 2021. 8. 6. 22:23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고정희(1948-1991)

 

 

애비는 돌아와아내의 무덤에 비문을 새긴다…

절제된 침묵을 무덤에 새긴다

‘여보, 당신은 천사였소. 천국에서 만납시다’…

시온을 구하시러

강물처럼 그가 달려오리니

슬픔은 슬픔으로 구원받으리

오늘은 슬픔이라 이름받는 애비여

 

-'망월리 풍경’ 중에서


고정희(1948-1991) ⓒ고정희 기념사업회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1948-1991)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정희(1948-1991) 시인 친필

 

 

“나는 이상과 현실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으며 정치 현실과 예술의 혼을 따로 떼어 놓지 못한다.

삶과 이데아는 동전의 안과 밖의 관계이다”

- 고정희 시인의 말

 

 

 

고정희(1948-1991) ⓒ고정희 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