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길 : 윤동주(1917~1945)

들꽃 호아저씨 2021. 8. 9. 22:28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 '참회록' 중에서

 

윤동주(1917-1945)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 '쉽게 쓰여진 시' 중에서

 

 

윤동주(1917-1945)

 

 

/ 윤동주(1917-1945)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소와다리, 2016)

 

 

뒷줄 오른쪽 - 윤동주(1917-1945), 앞줄 중앙 - 송몽규(1917-1945) ⓒ wikimedia commons / 윤동주와 정병욱(1922-1982)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 '서시' 중에서

 

 

윤동주 문학관 - 시인의 언덕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별 헤는 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