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봄 / 문인수
“어, 이거, 배가 기울고 있잖아. 그런데, 그런데, 가만있으라고?”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아이들은 선실에 붙박인 채 가만있었다. 가만있으니
텅 빈, 너른 갑판이 삐딱하다. 시시각각 급하게 드러나는 저 환한 경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북, 북 판이 됐을까. 그 애타는 소리 다 잡아먹고 마침내
불쑥 솟는 상어 대가리! 시꺼먼 아래턱, 선수(船首)만 그렇게
번질번질 삐죽하게 남긴 채 ‘세월호’는 가라앉고…… 도무지, 목전의, 진도 팽목의 세월 넘지 못한다.
한 아비가, “내 새끼, 내가 구한다!” 울부짖으며 수평선을 향해 달려갔다.
한 어미가, “얼마나 춥겠어 얼마나 춥겠어 너는 한 여름에도 더운 물로 샤워하잖니. 얼마나 춥겠어” 넋을 놓고 흐느낀다.
어른들은 도대체 뭔 ‘방송’인지 모르겠다는 듯 아직도,
?
물음표 모양으로 제 몸을 죈, 귀를 세운 한 어린 주검을 만났다.
잠수부는 아이의 요지부동을 풀며, 풀며 말했다. 공기, 방울방울로 말했다. “얘야 가자, 가자, 이제, 참말로 좋은 데로 가자” 달래고 또 달래 안으며,
치밀어 올라오는 수압을 끄윽 끅, 씹어 삼켰다.
바다 짠물엔 꽃 못 핀다. 그 너울에 봄꽃 축제들, 전국적으로 모두 취소되었다.
산수유 벚꽃 진달래, 어여쁜 말들…… “카톡, 카톡” 침몰하고 있었다.
-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고은 외, 실천문학사, 2014)
The Berlin Philharmonic performs Anton Bruckner’s Symphony No. 7 in E major (WAB 107) under conductor Sergiu Celibidache in the Konzerthaus Berlin, in the spring of 1992: an extraordinary concert with a legendary lineup. Rehearsals for the concert were documented in the film ‘The Triumphant Return’ (dir. Wolfgang Becker, 1992).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7번Symphony No. 7 in E major (WAB 107)
Ⅰ. Allegro moderato
Ⅱ. Adagio
Ⅲ. Scherzo
Ⅳ. Finale
베를린필Berlin Philharmonic, 세르주 첼리비다케Sergiu Celibidache
https://www.youtube.com/watch?v=dSGOaTuAesY
안톤 브루크너Anton Bruckner(1824-1896)
교향곡 7번Symphony No. 7 in E Major 'Great Music in a Great Space',
I. Allegro moderato
II. Adagio. Sehr feierlich und sehr langsam
III. Scherzo. Sehr schnell
IV. Finale. Bewegt, doch nicht schnell
뉴욕 맨하탄 성 요한대성당Cathedral of Saint John the Divine in New York City, 데이빗 브릭스David Briggs 뉴욕 맨하탄 성 요한대성당 오르간, 오르가니스트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SJL_nD6Pt_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