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람스 발라드 1번, 리스트 단테 소나타, 생상스 죽음의 무도 : 알렉산드르 칸토로프 - 목련 : 류시화

들꽃 호아저씨 2022. 4. 17. 12:49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1833 - 1897)

발라드 1Ballade N°1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

단테 소나타Dante Sonata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ëns(1835  1921)

죽음의 무도Danse Macabre

 

알렉산드르 칸토로프Alexandre Kantorow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bm8HYbvYQ1M&t=75s

 

알렉산드르 칸토로프Alexandre Kantorow 피아노

 

 

목련 /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푸른숲,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