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8번 : 예루살렘 사중주단 - 무꽃 피다 : 마경덕

들꽃 호아저씨 2022. 6. 5. 13:20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1906-1975)

현악사중주 8번Quartet No. 8 in C Minor for Strings, Op. 110

 1. Largo

 2. Allegro molto

 3. Allegretto

 4. Largo

 5. Largo

 

예루살렘 사중주단Jerusalem Quartet

알렉산더 파블로프스키Alexander Pavlovsky 바이올린

세르게이 브레슬러Sergei Bresler 바이올린

오리 캄Ori Kam 비올라

키릴 즐로트니코프Kyril Zlotnikov 첼로

Chamber Music Society of Lincoln Center 2013

https://www.youtube.com/watch?v=gHP-QN8ReHk&t=4s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1906-1975)

 

 

무꽃 피다 / 마경덕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후다닥 무언가 뛰쳐나간다. 가슴을 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꽃이다. 까만 봉지 속이 환하다. 비닐봉지에 담긴 묵은 무 한 개 꽃자루를 달고 있다. 베란다 구석에서 뒹굴던 새득새득한 무. 구부정 처진 꽃대에 보랏빛 꽃잎이 달렸다. 독하다 참말 독하다. 물 한 모금 없이 꽃을 피우다니. 손에 얹힌 무, 몸집보다 가볍다 척, 제 무게를 놔버리지 못하고 주저주저 망설인다. 봄이 말라붙은 무꼬랑지 쥐고 흔들어댄 모양이다. 창을 넘어와 봉다리를 풀고 무를 부추긴 모양이다

 

눈을 뜨다 만 연보라빛 무꽃. 여기가 어디라고 덜컥, 꽃이 되었던가. 어미 살을 파먹고 꽃이 된 무꽃. 쪼그라진 젖을 물고 있는 무꽃.

 

 

-정신과 표현(20049.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