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이탈리아협주곡Italian Concerto in F Major, BWV 971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1893)
‘사계’The Seasons, op. 37a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스케르초 넷Four Scherzi
랑랑Lang Lang 피아노
at Bing Concert Hall, Stanford University |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EaEdq_8_0uk






산수국꽃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 모퉁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볔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갈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아,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이파리가 이쁘디이쁜
산수국꽃 몇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
『그 여자네 집』(김용택, 창비, 1998첫판,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