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첼로소나타 3번 : 안토니오 메네세스, 마리아 조앙 피레스 - 통영 : 곽효환

들꽃 호아저씨 2022. 7. 15. 17:22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첼로소나타 3Sonate pour violoncelle et piano n°3 en la majeur op. 69

I. Allegro ma non tanto

II. Scherzo. Allegro molto-Trio

III. Adagio cantabile - Allegro vivace

 

안토니오 메네세스Antonio Meneses 첼로

마리아 조앙 피레스Maria-Joao Pires 피아노

https://www.youtube.com/watch?v=xZtu43s1xNE&t=75s

 

안토니오 메네세스Antonio Meneses 첼로

 

 

통영 / 곽효환

 

비에 젖은 포구가 보이는

수루 앞 계단에 앉아

한 여인이 그리워

낡은 항구를 세 번 다녀간

자작나무를 닮은 사내를 떠올린다

가난했으나 어질고

외로웠으나 높고

쓸쓸했으나 다정했을 그가

사면이 바다인

섬을 닮은 남쪽 항구에서

그리워한 여인

김냄새 나는 비가 사흘을 내리는

저문 여름 바닷가 늦은 밤

기타소리에 실린 장단은 깊어 가는데

어장아비는 없고

선술집 아낙이 내어놓은

갈치젓은 곰삭고

그가 끝내 만나지 못한 천희를

오늘 내가 그리워하며

붉은 갈색 열매 드리운 이깔나무 아래

물 맑은 샘이 있다는 마을을 어름하며

지워지지 않는 젖은 얼굴을 닦는다

갈매나무를 닮은 그 사람

 

-『슬픔의 뼈대』(곽효환, 문학과지성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