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조용히 늙어가고 싶습니다 / 문계봉
- 운유당(暈遊堂) 서신(書信)
오늘 차를 타고 오다가 문득, 당신과 함께 조용히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타깝지도 슬프지도 않을 만큼의 거리를 운명처럼 인정하며, 또한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욕망도 접어두고, 다만 지켜보면서, 서로를 많이 걱정하고, 가끔 당신의 어깨와 머리카락과 마른 몸을 만지며 그렇게 함께 늙어가는 삶, 앞산의 능선을 닮아가는 주름과 그윽한 눈매와 부는 바람에 보기 좋게 흩날리며 헝클어지는, 하얗게 센 머리칼과 너그러운 눈빛을 함께 만들어가는 삶, 그런 삶을 당신과 함께 살아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순전히 천연덕스럽게 투명한 햇살과 짙푸른 저 가을 하늘 때문입니다. 생각 뒤의 먹먹함은 온전히 제 몫입니다. 저는 늘 이곳에 있습니다.
-『너무 늦은 연서』(문계봉, 실천문학사, 2017, 107쪽)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Piano Sonata No. 29 in B-flat major, Op. 106 "Hammerklavier"
I. Allegro
II. Scherzo : Assai vivace
III. Adagio sostenuto
IV. Introduzione : Largo...Allegro - Fuga : Allegro risoluto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Recorded at the Berliner Philharmonie (Berlin, Germany) on June 5, 2013
https://www.bilibili.com/video/BV1JK4y1V7Sf/?spm_id_from=333.337.search-card.all.click
Grigory Sokolov plays Beethoven Piano Sonata No 29 in B flat major Hammerklavier_哔哩哔哩_bilibili
2023传奇_10倍加速_爆率高_装备靠打
www.bilibili.com
'음악과 시가 만날 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 블라드미르 페도세예프 - 봄날 가고 봄날 온다 : 박성우 (0) | 2023.02.18 |
|---|---|
|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 그리고리 소콜로프 - 흠 : 엄지용 (2) | 2023.02.12 |
|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번, 8번 ‘비장’, 14번 ‘달빛’, 17번 ‘템페스트’ : 미하일 플레트네프 - 산거(山居) 2 : 김남극 (0) | 2023.02.02 |
|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7번, 28번, 쇼스타코비치 전주곡 여섯, 쇼팽 왈츠 일곱,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일곱 곡 :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 탄생 : 황규관 (0) | 2023.02.02 |
|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13번, 14번, 15번 : 예루살렘 사중주단 - 김남주 : 전사2 (2) | 2023.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