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2번, 3번 : 이자벨 파우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 권양에게 : 김남주

들꽃 호아저씨 2023. 3. 9. 16:47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Violin Sonata no. 1 in G minor BWV 1001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Milano, 16 febbraio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i1jOE8h7D_s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2번Violin Sonata no. 2 in A minor BWV 1003

I. Grave

II. Fuga

아우구스틴 하델리히Augustin Hadelich 바이올린

https://www.youtube.com/watch?v=EDh8a-a6TSo

III. Andante

IV. Allegro

아우구스틴 하델리히Augustin Hadelich 바이올린

https://www.youtube.com/watch?v=8WV15SoAq3I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3번Sonata for Solo Violin No. 3 in C major, BWV 1005 (1720)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St. Thomas Church (Leipzig)

https://www.youtube.com/watch?v=3pAJG_K4Yas&t=123s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은 당시 부천경찰서(지금의 부천소사경찰서)의 경장이던 문귀동(文貴童)이 조사과정에서 22세이던 대학생 권인숙을 성적으로 추행한 사건이다.
 
 

권양에게 / 김남주

 

나는 당신을 모릅니다

당신의 이름도 당신의 얼굴도 알지 못합니다

내가 다만 아는 것은 당신에 대해서 아는 것은

당신의 성이 권씨라는 것

대학생이라는 것 위장취업잔자 뭔가라는 것

그런 당신이 노동자와 아픔을 나눠가졌다는 것

바로 그 때문에 당신이

착취계급의 폭압기관에 끌려가 성고문을 당했다는 것 그뿐입니다

 

그런데 권양 내가 알기로는 이 알량한 자유대한에서

당신이 성고문을 당한 최초의 여성은 아닙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처녀와 아이 밴 어머니들이

착취계급의 고문실에서 육체의 학대와 수모를 당했습니다

벌거벗기를 강요당하고 그것을 거부하면

빨갱이 딸도 부끄러워할 줄 안다며 조롱당하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젖가슴을 희롱당하고

수갑을 뒤로 채인 채 고문실의 칠성판에서 능욕당하고

그곳에 봉이 박혀 입을 벌린 채 숨을 거두었습니다

 

어떤 어머니는 집에 숨어든 유격대원에게

찬밥 한덩이 치마 밑으로 건네줬다 해서 그랬습니다

어떤 소녀는 노동운동하는 오빠의 행적을 대지 않는다 해서 그랬습니다

어떤 처녀는 선두에 서서 자유 만세를 불렀다 해서 그랬습니다

독재를 거부하고 민주주의를 외쳤다 해서

불의에 저항하고 착취에 반대하여 주먹을 치켜들었다 해서 그랬습니다

질서와 안보의 이름으로 용공과 좌경과 반공의 이름으로

아니 자유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그랬습니다

 

권양 당신은 이 기막힌 대한민국에서

성고문을 당한 최초의 여성은 아니지만

최초로 성고문을 폭로한 여성입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당신을 통해서 용기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자기희생이야말로 모든 용기의 으뜸이라는 것을

나는 또한 당신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착취계급의 재산과 특권을 지켜주고 강화해주는 것은

한줌도 안되는 그들이 수천 수백만의 민중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공장이며 기계며 토지며 은행이며 일체의 생산수단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신문사며 방송국이며 학교며 교회며 일체의 대중매체와 문화기관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이 경찰과 군대와 재판소와 감옥 등 국가의 폭력기관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배계급의 착취와 억압에 저항하는 사람은

체포되고 투옥되어 고문실에서 또는 감옥에서

물고문 전기고문으로 박종철 군처럼 죽거나

권양처럼 성고문으로 치욕과 수모를 당하거나

나처럼 감옥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공포감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