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신경림
-시골에 있는 숙에게
신새벽에 일어나
비린내 역한 장바닥을 걸었다.
생선장수 아주머니한테
동태 두 마리 사 들고
목롯집에서 새벽 장꾼들과 어울려
뜨거운 해장국을 마셨다.
거기서 나는 보았구나
장바닥에 밴 끈끈한 삶을,
살을 맞비비며 사는
그 넉넉함을,
세상을 밀고 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생각느니보다 삶은
더 크고 넓은 것일까,
더 억세고 질긴 것일까.
네가 보낸 편지를
주머니 속으로 만지면서
손에 든 두 마리 동태가
떨어져나갈 때까지
숙아, 나는 걷고 또 걸었구나,
크고 밝은 새해의 아침해와
골목 어귀에서 마주칠 때까지
걷고 또 걸었구나.
-『달 넘세』(신경림, 창작과비평사, 1985, 1998)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1862-1918)
‘영상’ 2권‘Images’, Book II L 111(1907)
프레데리크 쇼팽Frédéric Chopin(1810–1849)
바르카롤"Barcarolle" in F sharp major, op. 60 (1845–46)
녹턴 8번Nocturne in D flat major, op. 27 #2 (1836)
발라드 4번"Ballad" No. 4 in F minor op. 52 (1842)
세자르 프랑크César Franck(1822-1890)
전주곡, 코랄과 푸가Prélude, Choral et Fugue, FWV 21 (1884)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73-1943)
전주곡Preludes op. 23 (1902):
No. 1 in F sharp minor
No. 3 in D minor
No. 6 in E flat major
No. 7 in C minor
Preludes op. 32 (1910):
No. 5 in G major
No. 12 in G-sharp minor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1862-1918)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에서 ‘달빛’"Moonlight" from "Suite Bergamasco"
알렉산더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1872-1915)
연습곡 12번Etude in D sharp minor, op. 8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73-1943)
로망스 열둘에서 다섯째 곡 ‘라일락’Romance "Lilac" op. 21 No. 5, arranged for piano
니콜라이 루간스키Nikolai Lugansky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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Николай Луганский, фортепиан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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