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저녁이 있다 / 나희덕
저물 무렵
무심히 어른거리는 개천의 물무늬며
하늘 한구석 뒤엉킨
하루살이떼의 마지막 혼돈이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
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
바람이 푸른빛으로 지나가는 소리며
둑방의 꽃들이
차마 입을 다무는 소리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
어둠이 빛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나무의 나이테를
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넣으며
가만 가만히 거기 서 있으려 한다
내 몸을 빠져나가지 못한 어둠 하나
옹이로 박힐 때까지
예전의 그 길, 이제는 끊어져
무성해진 수풀더미 앞에 하냥 서 있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나희덕, 창비,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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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9번Symphony No. 9 in D minor for soloists, choir and orchestra, op. 125 (1822–24)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송가 "To Joy"를 바탕으로 한 마지막 합창과 함께
With the final chorus based on Friedrich Schiller’s Ode "An die Freude"
I.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II. Molto vivace
III. Adagio molto e cantabile
IV. Presto
안나 페고바Anna Pegova 소프라노
폴리나 샤마에바Polina Shamayeva 메조소프라노
보리스 스테파노프Boris Stepanov 테너
블라디미르 바이코프Vladimir Baikov 베이스
Intrada Vocal Ensemble
무지카 비바Musica Viva
Chamber Orchestra
알렉산드르 루딘Alexander Rudin
September 12. 2020. Tchaikovsky Concert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orkestr-musica-viva-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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