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교향곡 9번 : 알렉산드르 루딘 - 그런 저녁이 있다 : 나희덕

들꽃 호아저씨 2023. 9. 16. 12:45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그런 저녁이 있다 / 나희덕

저물 무렵

무심히 어른거리는 개천의 물무늬며

하늘 한구석 뒤엉킨

하루살이떼의 마지막 혼돈이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바라보려 한다

뜨거웠던 대지가 몸을 식히는 소리며

바람이 푸른빛으로 지나가는 소리며

둑방의 꽃들이

차마 입을 다무는 소리며

어떤 날은 감히 그런 걸 들으려 한다

어둠이 빛을 지우며 내게로 오는 동안

나무의 나이테를

내 속에도 둥글게 새겨넣으며

가만 가만히 거기 서 있으려 한다

내 몸을 빠져나가지 못한 어둠 하나

옹이로 박힐 때까지

예전의 그 길, 이제는 끊어져

무성해진 수풀더미 앞에 하냥 서 있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나희덕, 창비,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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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9Symphony No. 9 in D minor for soloists, choir and orchestra, op. 125 (182224)

프리드리히 쉴러Friedrich Schiller의 송가 "To Joy"를 바탕으로 한 마지막 합창과 함께

With the final chorus based on Friedrich Schiller’s Ode "An die Freude"

I.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II. Molto vivace

III. Adagio molto e cantabile

IV. Presto

 

안나 페고바Anna Pegova 소프라노

폴리나 샤마에바Polina Shamayeva 메조소프라노

보리스 스테파노프Boris Stepanov 테너

블라디미르 바이코프Vladimir Baikov 베이스

Intrada Vocal Ensemble

무지카 비바Musica Viva

Chamber Orchestra

알렉산드르 루딘Alexander Rudin

September 12. 2020. Tchaikovsky Concert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orkestr-musica-viva-2020-04-22/

 

Приношение Л. ван Бетховену (к 250-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Концерт с исто

Приношение Л. ван Бетховену (к 250-летию со дня рождения). Концерт с историческими инструментами эпохи Бетховен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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