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마을을 지나며 / 심재휘
서러움 하나 간신히 빠져나갈
참나무 숲을 지나자 가을 저녁은
목화밭 너머 봉분들과 참
다정해 보였습니다.
마을은 낡은 그림자들을
탐스럽게 매달고 있었습니다
초행길이었습니다
엉겁결에 전생 하나를 밟고
신발이 더러워지기도 했습니다만
무덤 같은 신발로 오래 걷다 보면
낯선 곳에서도 겨울은 맞을 만합니다.
단지 잎 다 진 키 작은 나무에
탐욕스럽게 매달려 있는 모과처럼
오늘과 나는 서로 이복형제 같아서
조금 서러웠습니다.
-시집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심재휘, 최측의농간, 2017,13쪽)
![](https://blog.kakaocdn.net/dn/bGzjNX/btszi6sUHOl/OgSKpZ5V3mcVwM05sNzIwk/img.jpg)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al Concertgebouw, 2015)
'January' 불가에서(By the Hearth) Moderato semplice, ma espressivo
'February' 사육제(The Carnival) Allegro giusto
'March' 종달새의 노래(Song of the Lark) Andantino espressivo
'April' 눈송이(Snowdrop) Allegretto con moto e un poco
'May' 백야(White Nights) Andantion
'June' 뱃노래(Barcarolle) Andante cantabile
'July' 수확의 노래(Reaper's Song) Allegro moderato con moto
'August' 추수(The Harvest) Allegro vivace
'September' 사냥(The Hunt) Allegro non troppo
'October' 가을의 노래(Autumn Song) Andante doloroso e molto cantabile
'November' 삼두마차(On the Troika) Allegro moderato
'December' 크리스마스(Christmas) Tempo di Valse
데니스 마추예프Denis Matsuev 피아노
Denis Matsuev, a virtuoso in the grandest of Russian pianistic tradition, gave this remarkable recital
Live from the Royal Concertgebouw, Amsterdam,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lFgkZjFp8q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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