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열 : 그리고리 소콜로프 - 그리움 : 이시영​

들꽃 호아저씨 2023. 12. 26. 22:22

 

 

그리움 / 이시영

 

두고 온 것들이 빛나는 때가 있다

빛나는 때를 위해 소금을 뿌리며

우리는 이 저녁을 떠돌고 있는가

사방을 둘러보아도

등불 하나 켜든 이 보이지 않고

등불 뒤에 속삭이며 밤을 지키는

발자국소리 들리지 않는다

잊혀진 목소리가 살아나는 때가 있다

잊혀진 한 목소리 잊혀진 다른 목소리의 끝을 찾아

목 메이게 부르짖다 잦아드는 때가 있다

잦아드는 외마디소리를 찾아 칼날 세우고

우리는 이 새벽길 숨가쁘게 넘고 있는가

하늘 올려보아도

함께 어둠 지새던 별 하나 눈뜨지 않는다

그래도 두고 온 것들은 빛나는가

빛을 뿜으면서 한번은 되살아나는가

우리가 뿌린 소금들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

오던 길 환히 비춰주고 있으니

- 『滿月』(이시영, 창작과비평사, 1976)

 

 

ⓒ 빠돌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73-1943)

전주곡 열Preludes, Op. 23

No. 1 in F-sharp minor: Largo

No. 2 in B-flat major: Maestoso

No. 3 in D minor: Tempo di menuetto

No. 4 in D major: Andante cantabile

No. 5 in G minor: Alla marcia

No. 6 in E-flat major: Andante

No. 7 in C minor: Allegro

No. 8 in A-flat major: Allegro vivace

No. 9 in E-flat minor: Presto

No. 10 in G-flat major: Largo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Venue: Human Rights Chamber at Palais des Nations. United Nations (Geneva, Switzerland) Broadcast date:Thursday, December 23, 2021 4:00 AM(KST)

https://www.youtube.com/watch?v=awcsPUTyo1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