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들꽃 호아저씨 2024. 1. 4. 23:00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어제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그립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지요.

하얗게 뒤집어진 참나무 이파리들이

강기슭이 환하게

산을 넘어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지요.

평생을 가지고 내게 오던 그 고운 손길이

내 등 뒤로 돌아올 때

풀밭을 보았지요.

풀이 되어 바람 위에 눕고

꽃잎처럼 날아가는 바람을 붙잡았지요.

온몸이 다 꽃이 되었지요.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리고 사랑하기까지

내가 머문 마을에는

날 저물면

강가에 앉아 나를 들여다보고

날이 새면

강물을 따라 한없이 걸었지요.

사랑한다고 말할까요.

바람이 부는데

사랑한다고 전할까요.

​해는 지는데

새들이 조용할 때

물을 보고

산을 보고

나무를 보고, 그리고

당신이 한없이 그리웠습니다.

사랑은

어제처럼

또 오늘입니다.

여울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을 만들고

오늘도 강가에 나앉아

나는 내 젖은 발을 들여다봅니다.

-<너를 만나는 시1>(함민복 엮음, 창비교육, 2019)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소나타 32번Klaviersonate Nr. 32 in c-Moll Op. 111
I. Maestoso-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II. Arietta-Adagio molto, semplice e cantabile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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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钢琴】Grigory Sokolov, 贝多芬: C小调钢琴奏鸣曲, Op.111, Beethoven: Piano Sonata in C minor_哔哩哔哩_bilibili

With the final Sonata in C minor, Op.111, we have a summation of the eternally Beethovenian themes of struggle and resolution: a stormy and contentious first movement followed by a second movement consisting of set of variations that moves from serenity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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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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