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어제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그립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지요.
하얗게 뒤집어진 참나무 이파리들이
강기슭이 환하게
산을 넘어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지요.
평생을 가지고 내게 오던 그 고운 손길이
내 등 뒤로 돌아올 때
풀밭을 보았지요.
풀이 되어 바람 위에 눕고
꽃잎처럼 날아가는 바람을 붙잡았지요.
온몸이 다 꽃이 되었지요.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리고 사랑하기까지
내가 머문 마을에는
날 저물면
강가에 앉아 나를 들여다보고
날이 새면
강물을 따라 한없이 걸었지요.
사랑한다고 말할까요.
바람이 부는데
사랑한다고 전할까요.
해는 지는데
새들이 조용할 때
물을 보고
산을 보고
나무를 보고, 그리고
당신이 한없이 그리웠습니다.
사랑은
어제처럼
또 오늘입니다.
여울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을 만들고
오늘도 강가에 나앉아
나는 내 젖은 발을 들여다봅니다.
-<너를 만나는 시1>(함민복 엮음, 창비교육, 2019)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피아노소나타 32번Klaviersonate Nr. 32 in c-Moll Op. 111
I. Maestoso-Allegro con brio ed appassionato
II. Arietta-Adagio molto, semplice e cantabile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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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钢琴】Grigory Sokolov, 贝多芬: C小调钢琴奏鸣曲, Op.111, Beethoven: Piano Sonata in C minor_哔哩哔哩_bilibili
With the final Sonata in C minor, Op.111, we have a summation of the eternally Beethovenian themes of struggle and resolution: a stormy and contentious first movement followed by a second movement consisting of set of variations that moves from serenity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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