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나를 살게 하고 / 천양희
접어둔 마음을
책장처럼 펼친다
머리끝에는 못다 읽은
책 한권이 매달리고
마음은 또
짧은 문장밖에 쓰지 못하네
이렇게 몸이 끌고 가는 시간 뒤로
느슨한 산문인 채
밤이 가고 있네
다음 날은
아직 일러 오지 않는 때
내 속 어딘가에
소리 없이 활짝 핀 열꽃 같은
말들, 언로(言路)들
오! 육체는 슬퍼라. 나는 지상의 모든 책들을 다 읽었노라던 말라르메의 그 말이, 비가 오고 있다.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던 김수영의 그 말이, 흠 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던 랭보의 그 말이, 누가 나를 인간에 포함시켰소라던 브로드스키의 그 말이, 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떻게 알겠느냐던 니체의 그 말이,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던 말레리의 그 말이······
나는 본다
나에게로 세상에게로
내려앉는 말의 꽃이파리들
내 귀는 듣는다
나에게로 세상에게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말의 발자국 소리들
나를 끌고 가는
밑줄 친 문장들.
-『마음의 수수밭』(천양희, 창비, 2019)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첼로 모음곡 1번〉 G장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미뉴에트, 지그
〈첼로 모음곡 2번〉 D단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미뉴에트, 지그
〈첼로 모음곡 3번〉 C장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부레, 지그
〈첼로 모음곡 4번〉 E♭장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부레, 지그
〈첼로 모음곡 5번〉 C단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가보트, 지그
〈첼로 모음곡 6번〉 D장조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가보트, 지그
페트리트 체쿠Petrit Çeku 기타
발터 데스팔이 편곡Arranged by Valter Dešpalj
Live @ Croatian music institute Zagreb
22 march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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