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데 말이야 / 함순례
- 복희
아파서
많이 아픈 몸으로 너는 누워 있고
간단없는 통증에 글썽이는 눈 파르르 떨고 있고
나는 걷고 있지
성내천변은 거대한 반란지대
희고 노란 봄년들이 발칙하게 손을 흔들고
재개발아파트 허물어진 얼굴로 그런 봄년들을 멀거니 내려다보는데
저 무장한 발랄함도 긴 겨울을 건너온 통증이니까
아프다는 건 열망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
나는 찬란하게 걷고 있지
이 도도한 무늬들 온몸에 빨아들이는 거지
오랜 시간 천천히 낡아간 집이 더디게 새 둥지를 틀듯
거머리가 꿈틀꿈틀 나쁜 피 핥듯
지금 밖은 온통 새살, 새살 돋아나는 봄인데 말이야
병든 살을 도려낸 네 발에 고스란히 이식할 거야
너, 살아오면
-시집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함순례, 애지, 2018, 102~103쪽)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바이올린협주곡Konzert für Violine und Orchester in D-Dur, Op. 61
I. Allegro ma non troppo
II. Larghetto
III. Rondo - Allegro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imitri Chostakovitch(1906-1975)
교향곡15번Symphonie Nr. 15 A-Dur, op. 141
I. Allegretto
II. Adagio–Largo
III. Allegretto
IV. Adagio–Allegretto
스베틀라노프심포니오케스트라Svetlanov Symphony Orchestra
길 샤함Gil Shaham 바이올린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Vladimir Jurowski
January 21, 2022. Tchaikovsky Hall, Moscow, Russia
https://meloman.ru/concert/kzch-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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