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의 노래 / 유현아
아기가 죽으면 정갈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장례를 치르는 마을이 있다지
죽은 아이는 죽은 아이가 아니고 사랑스러운 아이
칠레 어느 마을의 작별 인사는 그렇게 노래가 된다지
노래가 사라질까 안개 속을 걸어가듯
조심스럽게 기억을 채집하는 사람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채집된 노래에 슬픔이 묻어 있다지
멸종의 시간들은 노래가 되고
육체가 사라지면 영혼은 제자리를 찾고*
기억은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가 된다는 기도를 믿는 사람들이 있다지
우리들의 안녕이 영원한 작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
지구 반대편 어디에선가 노래가 들려온다면 말이지
*비올레타 파라 「아기 천사 린」
≪슬픔은 겨우 손톱만큼의 조각≫(유현아, 창비, 2023)
https://www.youtube.com/watch?v=3oLq7MENsBs&t=129s
Rin del angelito 아기 천사 린 / Violeta Parra
Ya se va para los cielos
Ese querido angelito
A rogar por sus abuelos
Por sus padres y hermanitos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busca su sitio
Adentro de una amapola
O dentro de un pajarito.
La tierra lo está esperando
Con su corazón abierto
Por eso es que el angelito
Parece que está despierto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busca su centro
En el brillo de una rosa
O de un pececito nuevo.
En su cunita de tierra
Lo arrullará una campana
Mientras la lluvia le limpia
Su carita en la mañana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busca su diana
En el misterio del mundo
Que le ha abierto su ventana.
Las mariposas alegres
De ver el bello angelito
Alrededor de su cuna
Le caminan despacito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va derechito
A saludar a la luna
Y de paso al lucerito.
Adónde se fue su gracia
Y adónde se fue su dulzura
Porque se cae su cuerpo
Como la fruta madura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busca en la altura
La explicación de su vida
Cortada con tal premura
La explicación de su muerte
Prisionera en una tumba
Cuando se muere la carne
El alma se queda a oscuras.
아기천사 린(Rin del Angelito)
이제 그는 하늘나라로 올라가네
사랑스러운 그 아기천사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걱정하며
부모형제들의 안녕을 부탁하기 위해
육체가 사라지면
영혼은 자리를 찾네.
작은 새들이 날고
양귀비들이 만발한 곳에
대지는 그를 기다리네
그의 가슴을 열고서
그래서 아기천사는
점점 눈을 뜨기 시작하네.
육신은 없어지며
영혼은 그 안식을 찾네
장미의 광채 속에서 아니면
물고기별자리 속에서
대지의 작은 요람에서
종소리가 달콤한 자장가를 불러주네
달님이 그를 씻기는 동안
아침 같은 그의 얼굴을
육신이 사라지면
영혼은 다이애나(달의 여신)를 찾고,
세상의 가장 신비로운 세계가
그에게 창문을 열어주네.
나비들은 아기천사를
보며 기뻐하고,
요람의 주변으로
조금씩 다가오네.
육체가 사라지면
영혼은 곧바로 떠나간다
달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또 별들을 스쳐 지나가네
라틴 아메리카의 전설에 의하면 아기천사는 먼저 죽은 아기를 말하며, 하늘의 지배자인 신에게 자기 부모의 안녕과 행복을 빌고 부모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존재라고 한다.
-《노동하는 기타 천일의 노래》(배윤경, 이후,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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