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겨울날의 환상’ : 발레리 게르기예프- 그해 겨울 : 곽효환

들꽃 호아저씨 2025. 12. 14. 21:01

 
 


그해 겨울 / 곽효환



한 사람이 가고 내내 몸이 아팠다
겨울은 그렇게 왔다
가지 끝에서부터 몸통까지
여윈 나뭇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마른기침은 시든 몸 폐부 깊은 곳을 찔렀다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좀체 가시지 않는 통증,
나는 미련을 놓지 않았고
나는 내내 기다렸으나
그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들 잠든 새벽 네 시,
혼자 남은 빈 병실 창밖으로
띄엄띄엄 깊은 겨울밤을 가로지르는
자동차 전조등을 보며
아직 꺼지지 않은 불빛을 헤아렸다
그 겨울은 혹한도 폭설도 없었지만
오랫동안 물러설 줄 몰랐다
어림할 수 없는 그 끝을
견딜 수 없어, 더는 견딜 수 없어
마음을 먼저 보냈으나
봄도, 그도……

그렇게 겨울은
더 깊어지거나 기울었다

- 『슬픔의 뼈대』(곽효환, 문학과지성사, 2014)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교향곡 1번 ‘겨울날의 환상’Symphony No. 1 in G minor "Winter Dreams", Op. 13
I. Allegro tranquillo
II. Adagio cantabile
III. Scherzo. Allegro scherzando giocoso
IV. Finale. Andante lugubre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Mariinsky Theatre Orchestra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
https://www.youtube.com/watch?v=344AuC9-jWE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