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수 추모 실시간 음악 감상
바흐 무반주첼로를 하루에 아홉 번 들을 수 있을까?
하루 절대시간이 24시간이니까 23시간 음악을 감상할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나는 바흐 무반주첼로를 하루에 실제로 아홉 번 듣는다.
하루 24시간을 삼등분 하면 사람은 보통 8시간 일하고, 8시간 취미생활 하고, 8시간 잔다.
1.일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천운을 얻었다(기계가 없고 혼자서 일한다. 일하는 데서 먹고 자기 때문에 출퇴근이 따로 없다)
1.8시간 음악을 감상한다.
1.하루 4시간을 자는데 1시간씩 끊어서 잔다.
하루 한 끼, 위와 장을 비우면 비운 만큼 소리는 더욱 선명하고 명징하게 들린다.
자기 시간을 잘 관리한다. 특별한 일(거의 없음)이 아니면 외출을 하지 않는다.
음악 감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니 뭐니 해도 건강한 체력을 잘 유지하는 일이다(하루에 한 끼만 먹는다. 하루 세 끼 다 먹는다고 체력이 강한 게 아니다. 그 반대다)
문 제 는 체 력 이 다! 처음에는 하루 두 끼 먹다가 서서히 하루 한 끼! 내 나이(쉰일곱 살)에 하지 않으면 더 나이 들어서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나는 하루 한 끼 먹은 지가 벌써 육 년째다.
은수(1999년 3월 3일~2018년 10월 20일)와 함께 다음 다섯 곡을 연속으로 이백 번씩 이어서 듣는다
이번 기회에 아예 다섯 곡을 통째로 외워버리자
한 곡, 딱 한 곡! 바흐 무반주첼로 한 곡만이라도 반드시 외우자.
바흐 무반주첼로를 집중해서 연속으로 일백 번 넘게 들으면 음악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이해하게 된다. 바흐 무반주첼로는 음악의 원형이며 모태이고 미학적으로 보자면 이만한 걸작이 없다. 바흐 무반주첼로가 곧 ‘바흐’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말이 필요 없는 영원한 우리의 노래 베토벤 교향곡 9번. 열등감에 시달리던 한 친구 마침내 베토벤을 패러디한다.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교향곡 9번Symphony No 9 D minor
루시 크로우Lucy Crowe 소프라노, 비올레타 우르마나Violeta Urmana 메조소프라노, 클라우스 플로리안 포크트Klaus Florian Vogt 테너, 루카 피사로니Luca Pisaroni 바리톤
MDR방송합창단MDR Rundfunkchor, 게반트하우스합창단GewandhausChor, 게반트하우스어린이합창단Gewandhauskinderchor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Gewandhaus Orchestra, 안드리스 넬손스Andris Nelson
https://www.youtube.com/watch?v=iM92iGyfFDU&t=84s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에서 아주 중요한 악기가 하나 있는데, 그 악기가 바로 바순이다. 음악이 수렁에 빠졌을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악기가 바순이다. 합주에서도 독주에서도 바순은 빛난다. 그것은 바순이 ‘소비에트 인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벨라 바르톡 바이올린 협주곡,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야닌 얀센 바이올린, 로열콘서트헤보우오케스트라, 안드리스 넬손스
전쟁 음악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죽은 영웅들을 위한 레퀴엠’
“지금껏 나는 내 작품을 어느 누구에게도 헌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교향곡만큼 나는 레닌그라드에 바친다.
내가 쓴 모든 것, 내가 이 안에 표현한 모든 것은 사랑하는 나의 조국과 연결되어 있고, 파시스트(fascist)의 억압에서 이 도시를 지키는 역사적인 날과 이어져 있다.”
우주와 자연, 사람 그리고 신, 그 깊은 성찰과 그것의 내면화 과정을 거쳐 뿜어져 나오는 브루크너의 노래. 브루크너의 위대함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5번. 이 곡을 이해한 당신이 바로 브루크네리안이다.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5번, NDR Elbphilharmonie Orchester,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https://www.youtube.com/watch?v=KE6NVGd-7u8
쿵쾅쿵쾅? 쇼스타코비치, 음악의 본질을 현악으로 표현하고 바순으로 순환시킨다. 올 것이 왔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 베를린필, 베르나르트 하이딩크
https://www.youtube.com/watch?v=LzwxyzQm7hE
두 려 움
흐르는 세월에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가
흐르는 노래에 묻는다
이 노래의 끝은 어디인가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김남주
내가 심고 가꾼 꽃나무는
아무리 아쉬워도
나 없이 그 어느 겨울을
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땅의 꽃은 해마다
제각기 모두 제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가 늘 찾은 별은
혹 그 언제인가
먼 은하계에서 영영 사라져
더는 누구도 찾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오늘밤처럼
서로 속살일 것이다.
언제나 별이
내가 내켜 부른 노래는
어느 한 가슴에도
메아리의 먼 여운조차
남기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삶의 노래가
왜 멎어야 하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상이 있는 곳에
영원도 있어
희망이 있다.
나와 함께 모든 별이 꺼지고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
내가 어찌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가.
음악에서 음악으로 이어지는 하루
그 하루를 마감하는 한 시간 흐르는 정적
커피 한 잔 담배 한 대
정적도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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