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유은수(1999년 3월 3일~2018년 10월 20일)

들꽃 호아저씨 2019. 7. 13. 08:38

 

유은수


유은수(1999년 3월 3일~2018년 10월 20일)

성미산학교와 성미산 농장학교에 깊이 뿌리 내린 만성화된 조직적이고 집단적이며 노골적인 집단따돌림. 칠학년 성미산 농장학교 때 그 집중포화를 온몸으로 맞으며 아무런 도움 없이 팔 년간 사투를 벌이던 유은수는 2018년 10월 20일 끝내, 집에서 목맨 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마을공동체 운동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일을 아는가? 보고라도 받았는가?

성미산마을공동체 운동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유창복은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가?

그 당시 교장 박복선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그 당시 대표교사 정현영은 그 동안 뭘 했는가?



보고 싶은 은수에게

 

은수야오늘이 네가 이 세상에 온 날이구나.

미역국도 끓여주고 곶감도 사주고 싶은데너는 더 이상 여기 없구나.

눈에 밟히는 엄마아빠를 두고 무엇이 그리 급해 서둘러 떠났니?

 

너를 생각하면서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깨닫는단다.

네가 우리에게 온 이날네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날,

역설적이게도 너의 부재에 대해떠남과 죽음에 대해 사무치게 생각하게 되는구나.

너는 삶을 다섯 배로 강렬하게 살다 갔다.

기쁨과 즐거움슬픔과 노여움을 너는 다섯 배의 크기로 느끼면서 살았다.

네가 온몸으로 보여주기 전까지 우리는 몰랐다.

네가 그저 우리만큼 즐겁고우리만큼 힘들고우리만큼 슬플 거라 생각했다.

네가 슬플 때 우리는 너만큼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고네가 노여울 때 우리는 너만큼 충분히 노여워하지 못했다.

시간은 많고항상 우리 편일 거라는 게으르고 근거 없는 믿음 속에서 네 마음을 섬세하게 살피지 못하고 시간을 탕진한 게 못내 한스럽고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제는 안다.

너는 죽음으로써 우리의 무딘 감각을 일깨워주었다.

135일 전, 10월 20일 너는 이 세상을 떠났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또 오늘처럼 여기 모일 것이다.

너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살아있음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우리는 너의 죽음 속에서 삶을 보고너의 삶 속에서 죽음을 본다.

너로 해서 우리는 삶과 죽음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임을,

하여너는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항상 우리 옆에 있음을 느낀다.

 

은수에게 부탁할 게 하나 있단다.

꼭 들어줄 거지?

엄마아빠에게 웃음과 여유와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네 부탁도 들어줄게.

뭐라고?

엄마 아빠 잘 지켜달라고안 그러면 슬퍼서 울어버릴 거라고.”

 

2019년 3월 3일에

큰아빠가 은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