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듣는 음악

윤이상 광주여 영원히,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립관현악단, 김병화 : 학살1/김남주 : 정태춘 5.18

들꽃 호아저씨 2020. 11. 19. 16:38

 

 

윤이상Isang Yun, 광주여 영원히!Exemplum in Memoriam Gwangju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립관현악단Nationalen Sinfonieorchesters Nordkoreas, 김병화Kim Byong-hwa

https://www.youtube.com/watch?v=tNCGgaSXYgQ

 

 

학살1/김남주

https://www.youtube.com/watch?v=KS5L1cB1vns

 

김남주/ 학살 1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교체되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 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붉은 심장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 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 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 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 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 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 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 날 밤이었다

 

밤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밤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떨지 않는 집이 없었다

밤 12시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 올려 얼굴을 가려버렸고

밤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는 처참하지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렇게는 치밀하지 못했으리.

 

 

 

 

정태춘, 우주현 - 5.18[열린음악회/Open Concert].20190407

https://www.youtube.com/watch?v=1SNkxaeZUEw

윤이상
김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