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바흐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 안탈 살라이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1912~1996)

들꽃 호아저씨 2021. 7. 26. 19:56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 파르티타 2번, 소나타 3번, 파르티타 3번 (BWV 1001~BWV 1006)

 

안탈 살라이Antal Zalai 바이올린

The Evangelical Church of Siófok, 17 October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A3vMzn5GAOg

 

백석(1912~1996)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1912~1996)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이 않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것은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1912~19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