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열사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 : 마르크 코페이 - 한사람의 죽음으로 , 박관현(1953-1982) 동지에게 : 김남주(1946-1994)

들꽃 호아저씨 2021. 8. 18. 22:19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첼로모음곡(Suites No.1-6 BWV 1007-1012) 제작시기1717~1723년 쾨텐

​Suites violoncelle JS Bach / 마르크 코페이Marc Coppey 첼로

첼로Violoncello, 1711년 베니스산 마테오 고프릴러Matteo Goffriller, Venise 1711

Les six suites pour violoncelle de JS Bach, interprétées par

https://www.youtube.com/watch?v=4l5Ef8hMXEg

 

 

▲ 1980년 4월 고 박관현(1953-1982)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교내 대강당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사람의 죽음으로 / 김남주(1946-1994)

박관현 동지에게

 

혼자서 당신이 단식을 시작하자

물 한모금 소금 몇알로

사흘을 굶고 열흘을 버티자

어떤 이들은 당신을 웃었습니다

배고픈 저만 서럽제 그러며

 

밤으로 끌려가 어딘가로 끌려가

만신창이 상처로 당신이 돌아오자

돌아와 앓는 소리 끙끙으로 사동을 채우자

어떤 이들은 당신을 웃었습니다

맞은 저만 아프제 그러며

 

물 한모금 소금 몇알로

끼니를 때우고 스무날 마흔날을 참다가

심근경색으로 당신이 숨을 거두자

어떤 이들은 당신을 웃었습니다

죽은 저만 불쌍하제 그러며

 

그러나 나는 보았습니다

그들이 냉수 한사발로 타는 목 축이고

남은 물 그 물 손가락으로 찍어 세수하고

세수한 물 그 물로 양치질하고

여름이면 철창 밖으로 고무신을 내밀어 빗물을 받아 

갈증을 풀던 그들이

당신의 죽음 그 덕으로 철철 넘치는 대얏물에 세수하고

따뜻한 물로 십년 묵은 때까지 벗기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낮이고 밤이고 일년 삼백예순날

햇살 한줄기 제대로 못 구경하던 그들이

푸르고 푸른 오월의 하늘 아래서

입이 째지도록 하품을하고

겨드랑이에 날개라도 돋친 듯 기지개를 켜는 것을

 

나는 또한 보았습니다

주면 주는 대로 먹는 게 제 분수라 여기고 

때리면 때린 대로 맞는 게 제 분수라 여기고

노예가 되라면 기꺼이 노예가 되었던 그들이

간수한테 대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반말을 한다고 항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식이 왜 이 모양 이 꼴이냐고

야단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썩은 배추가 싱싱한 상추로 둔갑하여

그들의 식단에 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박관현 동지여

우스운 당신 한사람의 죽음으로

만사람이 살게 되었습니다

노예이기를 거부하고

싸우는 인간으로 살게 되었습니다

 

 

 

 

박관현(1953-1982)

 

"민주화 시대를 맞이하여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대세를 그르칠 수 없어

다 같이 동참하자고 한 데 대해서 누가 반대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여러분"

 

-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1980. 05.14) 연설

 

 

박관현(1953-1982)

 

"우리는 유신 잔당의 국민 주권 찬탈 음모를 분쇄하고자

우리 대학인의 민주역량을 총 집결하여 반민주 반민족 세력과의 성전을 엄숙히 선포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저지될 때는 <저지될 때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투쟁할 것을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결의한다.>"

 

* <    > : 시민의 목소리

 

-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1980. 05.14) 연설

 

 

 

이미지 출처: 목포 mbc, 2021.05.13 보도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