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제 자신’에게 부끄러웠다고요?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 등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사람이 많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러한 것을 나타내곤 한다. 자신과 관련한 표현을 하면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가 있다. ‘제 자신’이다.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어요” 등과 같은 표현이다.
자기 자신을 강조해 말할 때 이처럼 ‘제 자신’이라고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제 자신’을 풀어 보면 왜 틀린 표현인지 알 수 있다.
‘제’는 상대에게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저’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한 ‘저의’가 줄어든 말이다. 따라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를 풀어 쓰면 “저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와 같이 어색한 문장이 된다. ‘제 자신’이 아니라 ‘저 자신’이 바른말이다.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에서의 ‘내 자신’도 마찬가지다. ‘내’ 역시 ‘나+의’가 줄어든 말이므로 “나의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가 돼 영 어색하다. ‘나 자신’이라고 해야 바르다.
“네 자신을 알라”에서의 ‘네 자신’ 또한 풀어 써 보면 ‘너의 자신’이 되므로 어설프다. “너 자신을 알라”고 해야 한다. 그럼 ‘제 혼자’는 어떻게 될까? ‘저 혼자’라고 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우리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말 이야기] 불은 라면 (0) | 2021.12.15 |
---|---|
[우리말 이야기] '3년만'과 '3년 만에'는 의미가 달라요 (0) | 2021.12.14 |
[우리말 이야기] 지금이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 몇 분인가요? (0) | 2021.12.12 |
[우리말 이야기] ‘~고 있다’가 넘친다 (0) | 2021.12.11 |
[우리말 이야기] 그러하지요 → 그렇죠 → 그죠/그쵸? (0) | 2021.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