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예,아니요
스크린쿼터 축소에 항의하는 영화인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영화배우 장동건이 시위에 나섰다가 몰려든 2천여명의 팬들 때문에 시위장소를 옮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폭발적인 인기를 확인시킨 장동건이 들고 나온 피켓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스크린쿼터의 친구가 되어주십시요. 세계에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라는 이 피켓 글귀는 자기가 출연했고 흥행 성공도 거뒀던 영화 <친구>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제목을 함께 엮어내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되어주십시요'라는 틀린 말 때문에 그렇게 큰 인기만큼이나 상대적으로 큰 부작용을 남기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다.
우리말 종결어미에 '~요'는 없다.
다만 '~오'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책이요,그것은 공책이다'처럼 '~요'는 연결어미로만 쓰인다.
그러면 '좋아요'나 '그렇군요'처럼 종결어미 뒤에 붙는 '요'는 뭔가 싶겠지만,이것들은 '조사(토씨)'일 뿐이다.
(이 조사 '요'는 떼어내도('좋아','그렇군') 말이 되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반면 연결어미 '~요'를 떼어내면 '이것은 책이,그것은 공책이다'처럼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서 오십시요'나 '안녕히 계십시요'가 아니라 '어서 오십시오''안녕히 계십시오'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장동건의 피켓 글귀 '되어주십시요'도 '되어 주십시오'라야 옳았다.
이것을 응용하면 '예-아니오'가 아니라 '예-아니요'가 옳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오'에서는 '~오'가 어미여서 떼낼 수 없지만,'예-아니요'에서 '아니요'는 '요'를 떼어내고도 '아니'라는 말이 성립하기 때문에 '아니오' 아닌 '아니요'로 써야 한다.
물론 이때의 대답은 이렇게 조합이 이뤄진다.
'응-아니,예-아니요.'
2006/02/14 부산일보
'아니오'는 '이것은 연필이 아니오'처럼 한 문장의 서술어로만 쓰입니다. 그러나 '예, 아니요'와 같이 긍정과 부정을 의미하는 대답으로 쓸 때는 '아니요'가 바릅니다. 즉 아랫사람에게 '응', '아니'로 대답할 수 있을 때 윗사람에게는 '예', '아니요'를 써서 대답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편 어떤 사물이나 사실 따위를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어미는 '-이요'로 씁니다. 예) 이것은 말이요, 저것은 소요, 그것은 돼지이다. 그 밖의 경우는 종결형에 사용되는 어미 '오'는 '요'로 소리 나더라도 그 원형을 밝혀 '오'로 적는다는 규정에 의해 모두 '-오'로 표기합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내용은 부정을 나타내는 대답일 때는 '아니요, 귤이에요'와 '아니요'를 줄여 '아뇨, 귤이에요'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긍정을 나타내는 대답일 때는 '예', '네' 모두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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