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슈만 푸가 넷, 분테 블레터(다채로운 소곡) : 그리고리 소콜로프 - 정말 그럴 때가 : 이어령

들꽃 호아저씨 2022. 4. 20. 17:27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1810-1856)

푸가 넷4 Fugen, Op. 72

 1. in D minor, Nicht schnell

 2. in D minor, Sehr lebhaft

 3. in F minor, Nicht schnell und sehr ausdrucksvoll

 4. in F major, Im mäßigen Tempo - etwas belebter - Coda

https://www.youtube.com/watch?v=8WkWV8_rIro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1810-1856), 분테 블레터(다채로운 소곡)Bunte Blätter, Op. 99

3 소품Stucklein. 1. Nicht schnell, mit Innigkeit

3 소품Stucklein. 2. Sehr rasch

3 소품Stucklein. 3. Frisch

5 음악수첩Albumblätter. 1. Ziemlich langsam

5 음악수첩Albumblätter. 2. Schnell

5 음악수첩Albumblätter. 3. Ziemlich langsam, sehr gesangvoll

5 음악수첩Albumblätter. 4. Sehr langsam

5 음악수첩Albumblätter. 5. Langsam

노벨레테Novellette

전주곡Präludium

행진곡Marsch

저녁의 음악Abendmusik

스케르초Scherzo

빠른 행진곡Geschwindmarsch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World Human Rights Concert

Geneva, 12 December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7_mMB3VZUmM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정말 그럴 때가 / 이어령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누가 괜찮니라고 말을 걸어도

금세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노엽고 외로운 때가 있을 겁니다.

 

내 신발 옆에 벗어놓았던 작은 신발들

내 편지봉투에 적은 수신인들의 이름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던 말소리들은

지금 모두

다 어디 있는가.

아니 정말 그런 것들이 있기라도 했었는가.

 

그런 때에는 연필 한 자루 잘 깍아

글을 씁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어제보다 조금 더 자란 손톱에 대하여

문득 발견한 묵은 흉터에 대하여

떨어진 단추에 대하여

빗방울에 대하여

 

정말 그럴 때가 있을 겁니다.

어디 가나 벽이고 무인도이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겁니다.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이어령, 열림원,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