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밀로슬라프 카벨라치 ‘시간의 신비’, 브리튼 바이올린협주곡,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 이자벨 파우스트 - 환상대학 시편4 : 고정희

들꽃 호아저씨 2022. 4. 21. 09:33

 

 

밀로슬라프 카벨라치Miloslav Kabeláč 시간의 신비’"Mysterium der Zeit", op. 31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1913 - 1976)

바이올린협주곡Violin Concerto in D minor, Op. 15

I. Moderato con moto

II. Vivace - Largamente

III. Passacaglia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1906-1975)

교향곡 1Symphony No. 1 in F minor Opus 10

I. Allegretto  Allegro non troppo

II. Allegro  Meno mosso  Allegro  Meno mosso

III. Lento  Largo  Lento (attacca:)

IV. Allegro molto  Lento  Allegro molto  Meno mosso  Allegro molto  Molto meno mosso  Adagio

 

바이에른방송심포니오케스트라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야쿱 흐루샤Jakub Hrůša

https://www.br-klassik.de/concert/ausstrahlung-2651412.html

 

BR-Symphonieorchester: Jakub Hrůša und Isabelle Faust | BR-Klassik

SZ-Benefizkonzert mit Sir Simon Rattle Mahlers 9. Symphonie Beim diesjährigen Benefiz-Konzert mit dem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zugunsten des SZ-Adventskalenders steht der designierte Chefdirigent Sir Simon Rattle am Pult. Gustav Mahler

www.br-klassik.de

이자벨 파우스트Isabelle Faust  바이올린

 

 

환상대학 시편4 / 고정희

나와 너(Ich und Du) : 우리가 오늘 만나지는 사람과 최후의 애인처럼 마주 앉을 때 그가 바로 나를 완성시키는 너이다.

                                                                                                                   - 마르틴 부버*

아주 먼 옛날

희랍 시대 때부터 인간의 역사는

두 개의 시간으로 빚어졌읍니다

흐르는 시간인 크로노스*와

도래하는 시간인 카이로스*가

그것입니다

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가 만나는 곳에서

역사는 불꽃으로 솟아올랐읍니다

달력 속의 크로노스와

우리들 가슴속의 카이로스가

쩡, 하는 산울음*으로 만날 때

새 역사가 탄생된 것입니다

개인의 전기라고 이와 다르겠읍니까

우리가 여러 가지 형태로 살지만, 사실은

두 개의 시간 속에 놓여 있읍니다

하나는 주어진 인생의 시간이요

하나는 다가오는 만남의 시간입니다

인생의 시간이 크로노스라면

만남의 시간은 카이로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수한 시간 속에서

크로노스인 나로 서서

다가오는 카이로스 너를 발견할 때

오직 ‘너와 나’로 세상을 걸어갈 때

비로소 ‘존재’에 이르는 것이지요

이것이 인간의 역사입니다

신은 인간 속에 거하시기 위하여

신의 시간 아이온*을 더 첨가하셨는데

우리가 ‘너와 나’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때에만

‘불멸의 시간’ 아이온을 허락하셨읍니다

학생 여러분, 여지껏

몇 번쯤 ‘존재의 방’을 지나

불멸의 시간 속을 헤엄치셨는지요

그리고 지금

우리의 ‘너’는 무엇인지요

-<고정희 시선>(고정희,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 마르틴 부머(Martin Buber, 1878-1965): 오스트리아 태생의 유대계 독일 철학자.

* 크로노스(chronos): 그리스어로, '연대기적인 시간'을 의미한다. 즉 천문학적으로 해가 뜨고 지면서,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하면서 결정되는 시간의 개념이다.

* 카이로스(kairos): 그리스어로, '특정한 시간'을 말한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의 개념이다.

* 산울음: 산울림

* 아이온(Aion): 그리스어로 시간의 계속이라는 뜻. 영원 또는 시대를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