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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 안탈 살라이 - 132주년 노동절 - “노동자도 인간이다” : 김주익 열사(1963-2003)

들꽃 호아저씨 2022. 5. 1. 03:55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 1번,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 파르티타 2번, 소나타 3번, 파르티타 3번 (BWV 1001~BWV 1006)

 

안탈 살라이Antal Zalai 바이올린

The Evangelical Church of Siófok, 17 October 2020

https://www.youtube.com/watch?v=A3vMzn5GAOg

 

 

 

“나의 죽음의 형태가 어떠하든 간에 나의 주검이 있을 곳은 85호기 크레인입니다.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나의 무덤은 크레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주익 열사(1963-2003)

 

▲ 김주익 열사 (1963-2003)

 

 

한 노동자의 죽음을 보며 / 김요아킴

-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그대 그렇게 가시오.

하늘같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려다

가장 높은 곳에서 그 질기 끈 놓아버린

그대 그렇게 좋아하는 하늘로 가시오

 

환한 미소, 듬직한 체구에

영정으로만 보았던 지울 수 없는 목소리

숨 쉬는 것조차 두려울 만치

조여드는 천 근 같은 무게에

처절히 꿈꾸었을 아름다운 노동

한 번도 꽃피우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지켜내야 할 피붙이마저 흘려놓은 채

크레인 한쪽 귀퉁이

끝내 한 송이 국화만 남겨 두고는

훌쩍 가버린 그대

 

그러나 그대

이제 눈물 되어 다시 와야 하오

우리들 깊이 상처 난 마음속으로

타오르는 저녁 강의 햇살처럼 붉게 스미어

더 이상 흔들릴 것 없는 저 환한 세상을 위하여

더디더라도 꼭 다시 와야 하오

 

-열사 시집그대는 분노로 오시라(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편, 도서출판b)

 

 

▲ 김주익 열사 유서 - 2003년 9월 9일,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조합원 동지 여러분>

 

회사의 경영진들은 우리 노동자들을 최소한의 인간 대우를 해달하는 요구를 끝내 거부하고 말았습니다. 대의원 이상 간부동지들, 그리고 조합원 동지 여러분,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투쟁은 계속되어야하만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노동조합을 사수할 수 있고 우리 모두의 생존권도 지켜질 수 있습니다. 동지들, 나의 죽음의 행태가 어떠하든간에 나의 주검이 있을 곳은 85호기 크레인입니다.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나의 무덤은 크레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는 죽어서라도 투쟁의 광장을 지킬것이며 조합원의 승리를 지킬 것입니다.

                                                                                                                                2003.10.4 김주익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 2003년 10월 17일 고공크레인 농성 129일째 김주익 열사는 85호 크레인에서 자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