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죽음의 춤'Totentanz
쾰른 WDR심포니오케스트라WDR Sinfonieochester
도미니크 샤모Dominic Chamot 피아노
유카-페카 사라스테 Jukka-Pekka Saraste
Franz Liszt - Totentanz
Unter der Leitung von Jukka-Pekka Saraste spielte das WDR Sinfonieochester am 31. Dezember 2016 in der Kölner Philharmonie Liszt´s „Totentanz“. Am Klavier spielt Dominic Cham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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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앞쪽 / 황동규
해 질 무렵
해 넘어가는 곳으로 물려가며 불타는 조개구름들
저녁 해 받으며
둥지로 가는 새들이 서로 주고받는 나직한 날갯짓들
다 한없이, 한없이, 마음 끌지만,
내가 갈 때는 삶의 앞쪽
해 동트는 쪽으로 몸 돌린 채 가게 해다오.
동해안 펜션이 좋지만
해 돋는 곳이면 그 어딘들 어떠리.
어떤 파스텔 톤이 제대로 뜰 수 있으랴.
어둑한 하늘 한켠에서
지상의 밝은 꽃잎들 가려 모아 우린 꽃물
스멀스멀 번지는 저 황홀을?
그래, 다시 하루다.
꽃잎 흩날리는 하루, 낙엽 밟히는 하루를
가리지 않고 살았다.
그 하루들 가운데 내일이 도통 뵈지 않는 하루엔
나도 모르게 향하던 방향을 잊지 말자.
언젠가 몸이 망설이다 마음 덜컥 내려놓으면
그 방향에서 생판 모를 형상으로 죽음이 동틀 거다.
혹시, 무심히 지나치던 고인돌들이
벌떡 일어나 배꼽춤 추는 황홀?
거기까지!
-『오늘 하루만이라도』(황동규, 문학과지성사,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