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드들강 / 김태정
울어매 생전의 소원처럼 새가 되었을까
새라도 깨끗한 물가에 사는 물새가
물새가 울음을 떨어뜨리며 날아가자
바람 불고 강물에 잔주름 진다
슬픔은 한 빛으로 날아오르는 거
그래, 가끔은 강물도 흔들리는 어깨를
보일 때가 있지
오늘같이 춥고 떨리는 저녁이면
딸꾹질을 하듯 꾹꾹 슬픔을 씹어 삼키는,
울음은 속울음이어야 하지 울어매처럼
저 홀로 듣는 저의 울음소린
바흐의 무반주첼로곡만큼 낮고 고독한 거
아니아니 뒤란에서 저 홀로 익어가는
간장맨치로 된장맨치로 톱톱하니
은근하니 맛깔스러운 거
강 건너 들판에서 매포한 연기 건너온다
이맘때쯤 눈물은
뜨락에 널어놓은 태양초처럼
매움하니 알큰하니 빠알가니
한세상 슬픔의 속내, 도란도란 익어가는데
강은 얼마나 많은 울음소릴 감추고 있는지
저 춥고 떨리는 물무늬 다 헤아릴 길 없는데
출렁이는 어깨 다독여주듯
두터워지는 산그늘이나 한자락
기일게 끌어당겨 덮어주고는
나도 그만 강 건너 불빛 속으로 돌아가야 할까부다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김태정, 창비, 2004)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무반주첼로 모음곡 5번Suite pour violoncelle seul n° 5 en do mineur BWV 1011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가보트, 지그
무반주첼로 모음곡 1번Suite pour violoncelle seul n° 1 en sol majeur BWV 1007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미뉴에트, 지그
무반주첼로 모음곡 4번Suite pour violoncelle seul n° 4 en mi bémol majeur BWV 1010
구성:프렐류드, 알르망드, 쿠랑트, 사라방드, 부레, 지그
소니아 위더 아서톤Sonia Wieder-Atherton 첼로
https://philharmoniedeparis.fr/fr/live/1138657
Sonia Wieder-Atherton
Dans le parcours des violoncellistes se pose toujours la question du bon moment pour aborder les Suites pour violoncelle seul de Bach. Sonia Wieder-Atherton a choisi d’attendre la maturité pour le faire.
philharmoniedepari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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