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1873-1943)
전주곡 열Preludes, Op. 23
No. 1 in F-sharp minor: Largo
No. 2 in B-flat major: Maestoso
No. 3 in D minor: Tempo di menuetto
No. 4 in D major: Andante cantabile
No. 5 in G minor: Alla marcia
No. 6 in E-flat major: Andante
No. 7 in C minor: Allegro
No. 8 in A-flat major: Allegro vivace
No. 9 in E-flat minor: Presto
No. 10 in G-flat major: Largo
그리고리 소콜로프Grigory Sokolov 피아노
Venue: Human Rights Chamber at Palais des Nations. United Nations (Geneva, Switzerland) Broadcast date:Thursday, December 23, 2021 4:00 AM(KST)
https://www.youtube.com/watch?v=awcsPUTyo1c




삐딱함에 대하여 / 이정록
지구본을 선물 받았다.
아무리 골라도 삐딱한 것밖에 없더라.
난 아버지의 싱거운 농담이 좋다.
지구가 본래 삐딱해서 네가 삐딱한 거야.
삐딱한 데다 균형을 맞추려니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아버지는 맨날 술 드시고요?
삐딱하니 짝다리로 피워야 담배 맛도 제대로지.
끊어 짜슥아! 아버지랑 나누는 삐딱한 얘기가 좋다.
참외밭 참외도 살구나무 살구도
처음엔 삐딱하게 열매 맺지.
아버지 얘기는 여기서부터 설교다.
소주병이랑 술잔도 삐딱하게 만나고
가마솥 누룽지를 긁는 놋숟가락도 반달처럼 삐딱하게 닳지.
그러니까 말이다. 네가 삐딱한 것도 좋은 열매란 증거야.
설교도 간혹 귀에 쏙쏙 박힐 때가 있다.
이놈의 땅덩어리와 나란히 걸어가려면 삐딱해야지.
-『처음엔 삐딱하게』(이정록 외, 창비,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