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 :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사이먼 래틀 - 고목 : 복효근

들꽃 호아저씨 2022. 6. 17. 03:15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피아노협주곡 1Piano Concerto No. 1 in D minor, Op. 15

I. Maestoso

II. Adagio

III. Rondo : Allegro non troppo

 

베를린필Berlin Philharmonic

크리스티안 지메르만Krystian Zimerman 피아노

사이먼 래틀Simon Rattle

https://www.youtube.com/watch?v=6KI8w__bDkY&t=3081s

 

크리스티안 지메르만Krystian Zimerman  피아노

 

 

고목 / 복효근

오동은 고목이 되어갈수록

제 중심에 구멍을 기른다.

오동뿐이랴 느티나무가 그렇고 대나무가 그렇다

잘 마른 텅 빈 육신의 나무는

바람을 제 구멍에 연주한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아니랴.

수많은 구멍으로 빚어진 삶의 빈 고목에

어느 날

지나는 바람 한 줄기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리니

거문고 소리가 아닌들 또 어떠랴.

고뇌의 피리새라도 한 마리 세 들어 새끼칠 수 있다면

텅 빈 누구의 삶인들 향기롭지 않으랴.

바람은 쉼 없이 상처를 후비고 백금칼날처럼

햇볕 뜨거워 이승의 한낮은

육탈하기 좋은 때

잘 마른 구멍 하나 가꾸고 싶다.

-<새에 대한 반성문>(복효근, 시와시학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