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1841-1904)
교향곡 9번 ‘신세계에서’Symohony No. 9 in E minor op. 95 "From The New World"
I. Adagio – Allegro molto
II. Largo
III: Scherzo. Molto vivace
IV. Allegro con fuoco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클라우스 마켈라Klaus Mäkelä
Recorded live on 15 January 2022 at the Concertgebouw in Amsterdam.
https://www.youtube.com/watch?v=vXcU7h3uVlg

달에 갈 때는 인생을 데리고 가지 말자 / 이병률
한 우주비행사는 달에 갈 때
휴대할 수 있는 개인물품 자격으로
<신세계 교향곡>이 담긴 음악테이프를 가져갔다
왜 <신세계 교향곡>이었을까
우주비행사는 자신이 한 행동이었음에도
그것이 두고두고 궁금하였다
왜 재생기도 없는데 테이프였으며
그 제목은 신세계였을까
단 한 번도 결투에서 진 적이 없던 한 무사는
하루종일 치러진 결투에서 최후의 칼을 휘두르다
나뭇가지 끝에 옷소매가 슬쩍 걸려 박자를 놓는 사이
상대의 칼에 찔렸다
무사가 줄곧 생각한 거라곤
자신을 흐트러뜨린 옷소매뿐이었다
왜 허리에 칼이 스쳐 큰 칼자국이 생겨났음에도
상대의 칼끝이 아닌 옷소매만을 생각했을까
생각해도 우리는 모른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전생까지 탈탈 털어
생각을 생물 대하듯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나는 오후에 귤을 까면서
하염없이 귤껍질에 대해 생각하느라
귤의 맛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긴 아는 맛 따위를 뭐하러 생각하겠는가
옷을 걸어두라고 벽에 쳐둔 못을 생각한다
우리는 알지 못하겠는 것들을 그 못에 걸기도 하겠지만
뭐라도 알겠다고 온갖 열기를 쓰다가도
못에 걸린 그것을 그대로 두고
보이지 않는 안간힘의 상태를 더 이상은 궁금해 하지 않기로 한다
이제 달로 떠나야 할 채비를 마쳤으므로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이병률,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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