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바흐 이탈리아협주곡, 차이콥스키 ‘사계’, 쇼팽 스케르초 넷 : 랑랑 - 콩나물에 대한 예의 : 복효근

들꽃 호아저씨 2022. 6. 22. 08:05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이탈리아협주곡Italian Concerto in F Major, BWV 971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스케르초 넷Four Scherzi

 

랑랑Lang Lang 피아노

at Bing Concert Hall, Stanford University |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EaEdq_8_0uk

랑랑Lang Lang  피아노

 

 

 

콩나물에 대한 예의 / 복효근

 

콩나물을 다듬는답시고

아무래도 나는 뿌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무슨 알량한 휴머니즘이냐고

누가 핀잔한대도

콩나물도 근본은 있어야지 않느냐

그 위를 향한 발돋움의 흔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하지는 못하겠다

아무래도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자르진 못하겠다

죄 없는 콩알들을 어둠 속에 가두고

물 먹인 죄도 죄려니와

너와 나 감당 못할

결핍과 슬픔과 욕망으로 부풀은 머리 쥐어뜯으며

캄캄하게 울어본 날들이 있잖느냐

무슨 넝마 같은 낭만이냐 하겠지만

넝마에게도 예의는 차리겠다

그래, 나는 콩나물에게

해탈을 돕는 마음으로

겨우 콩나물의 모자나 벗겨주는 것이다

 

-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복효근, 달아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