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시벨리우스 교향곡 3번 : 한누 린투 - 어느 저녁의 몽상 : 이시영

들꽃 호아저씨 2022. 6. 27. 12:55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1865-1957)

교향곡 3번Symphony Nr 3 in C major op 52

I. Allegro moderato

II. Andantino con moto, quasi allegretto

III. Moderato

 

핀란드방송심포니오케스트라Finnish Radio Symphony Orchestra

한누 린투Hannu Lintu

https://www.youtube.com/watch?v=YJUu9tdqJbo&t=3s

 

한누 린투Hannu Lintu

 

어느 저녁의 몽상 / 이시영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고 으스스 몸이 시릴 때, 아니 내 삶이 내 삶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을 때, 그것이 또한 오로지 남의 탓이 아닐 때 등을 돌리고 서면 거기 안서호의 황혼녘에 오리들이 몇 유쾌한 직선들을 그으며 나아가고 있었나니,  425호 남의 연구실 유리창에 이마를 갖다대고 그것들의 한없이 자유로운 유영을 지켜보곤 하였으나 내가 저 오리가 되기엔 너무 늙었거나 조금 일렀으며, 생은 어디에 기댈 데도 없이 저처럼 뭉툭한 머리를 내밀고 또 물밑에선 갈퀴질을 죽어라고 해대며 쌩까라*고 저 홀로 갈 때까지 가보는 것이라고 다짐하곤 했는데, 그때쯤이면 해가 풍덩 가라앉은 저녁 안서호의 따스한 물결이 내 가슴 통증께로 조금씩 밀려오곤 해 나는 서둘러 텅 빈 가방을 챙겨 의대에서 오는 6시 막차 퇴근버스를 타러 언덕길을 향해 총총히 내려가곤 했다

 

* '쌩까다'라는 경상도 사투리는 이성복의 시 어딘가에서 빌려옴.

 

-창작과 비평(권민경, 창작과비평152,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