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바흐 이탈리아협주곡, 차이콥스키 ‘사계’, 쇼팽 스케르초 넷 : 랑랑 - 산수국꽃 : 김용택

들꽃 호아저씨 2022. 6. 27. 23:40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이탈리아협주곡Italian Concerto in F Major, BWV 971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프레데리크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

스케르초 넷Four Scherzi

 

랑랑Lang Lang 피아노

at Bing Concert Hall, Stanford University |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EaEdq_8_0uk

랑랑Lang Lang  피아노

 

 

산수국꽃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 모퉁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볔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갈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이파리가 이쁘디이쁜

산수국꽃 몇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

 

그 여자네 집(김용택, 창비, 1998첫판,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