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시가 만날 때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 슈테판 숄테츠 - 마음의 고향 2 : 이시영

들꽃 호아저씨 2022. 6. 29. 09:09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

교향곡 6 '전원'Sinfonie Nr. 6 F-Dur op. 68 »Pastorale«

 

I.시골에 도달했을 때의 상쾌한 느낌Erwachen heiterer Empfindungen bei der Ankunft auf dem Lande(Allegro ma non troppo)

II.시냇가의 풍경Szene am Bach (Andante molto moto)

III.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Lustiges Zusammensein der Landleute (Allegro)

IV.뇌우,폭풍Gewitter. Sturm (Allegro)

V.목동의 노래-폭풍이 지나간 뒤 즐겁고 감사한 마음Hirtengesang. Frohe, dankbare Gefühle nach dem Sturm(Allegretto)

 

헝가리 국립 필하모닉오케스트라Hungarian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

슈테판 숄테츠Stefan Soltész

at the 2021 Beethovenfest in the World Conference Center Bonn (WCCB)

https://www.youtube.com/watch?v=ao3lwgnQ4rU&t=84s

 

슈테판 숄테츠Stefan Soltész

 

 

마음의 고향 2 / 이시영

ㅡ 그 언덕

 

왜 그곳이 자꾸 안 잊히는지 몰라

가름젱이 사래 긴 우리 밭 그 건너의 논실 이센 밭

가장자리에 키 작은 탱자 울타리가 쳐진.

훗날 나 중학생이 되어

아침마다 콩밭 이슬을 무릎으로 적시며

그곳을 지나다녔지

수수알이 꽝꽝 여무는 가을이었을까

깨꽃이 하얗게 부서지는 햇빛 밝은 여름날이었을까

아랫냇가 굽이치던 물길이 옆구리를 들이받아

벌건 황토가 드러난 그곳

허리 굵은 논실댁과 그의 딸 영자 영숙이 순임이가

밭 사이로 일어섰다 앉았다 하며 커다란 웃음들을 웃고

나 그 아래 냇가에 소고삐를 풀어놓고

어항을 놓고 있었던가 가재를 쫓고 있었던가

나를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하고

솨르르 솨르르 무엇이 물살을 헤짓는 소리 같기도 하여

고개를 들면 아, 청청히 푸르던 하늘

갑자기 무섬증이 들어 언덕 위로 달려오르면

들꽃 싸아한 향기 속에 두런두런 논실댁의 목소리와

까르르 까르르 밭 가장자리로 울려퍼지던

영자 영숙이 순임이의 청랑한 웃음 소리

나 그곳에 오래 앉아

푸른 하늘 아래 가을 들이 또랑또랑 익는 냄새며

잔돌에 호미 달그락거리는 소리 들었다

왜 그곳이 자꾸 안 잊히는지 몰라

소를 몰고 돌아오다가

혹은 객지로 나가다가 들어오다가

무엇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나 오래 그곳에 서 있곤 했다

 

 

​-『무늬』(이시영, 문학과지성사, 1994)